유품정리와 이사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가 집을 팔고 이사를 가리라고 생각했다. 본인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지내보니 그 집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았다.
몇 주 뒤 남자는 직장으로 복귀했고, 얼마 동안은 모든 게 순조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몰고 귀가하던 남자는 낯선 상황에 맞닥뜨린다. 남자의 집은 번화가의 모퉁이에 있었는데, 교차로에서 정지신호를 받고 멈춰 선 남자는 좌회전을 해서 자기 집 차로로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불현듯 회사를 다니던 내내 교차로에서 정지신호를 받을 때마다 부엌 창문 너머로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를 바라보던 사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날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남자는 그 집을 팔게 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가 없는 창문을 바라보는 일은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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