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을 키우기 위해 내가 활짝 열어야 하는 감각

지온이의 첫 장거리 라이딩, 왜 좋았는지 온신경을 곤두세워 글을 쓰다.

지온이의 첫 장거리 라이딩



여덟 살, 또래보다 작은 키, 작은 몸무게

아직 키도 110cm가 되지 않은 우리 집 아기


일요일 아침, 좀 쉬고 싶지만, 가족 라이딩을 가자는 남편의 말에

(준비과정이 고된 것을 알기에 가기 싫었지만) 혼자만 나가는 뒷모습을 차마 보기 싫어 억지로 따라나섰다.


싫은 마음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어떤 경험에도 좋고 싫음은 없다는 걸 알기에 기어코 자전거 안장을 내 키에 맞게 낮춰본다.


지온이가 기어도 없는 자전거로 13킬로 넘는 거리를 따라갈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말을 꺼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지온이는 스스로 당연히 따라가야 하고 스스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귀찮았던 마음이 내 안에 존재했던 것이 맞는지… 아파트 밖을 나오자마자 내 안의 모든 세포가 활짝 열렸다.

파란 하늘에 시원한 바람 그리고 온통 푸른색의 나무

자연이 주는 휴식은 사람을 여유롭게 만든다.


페달을 밟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난다. 짧은 다리를 어찌나 빨리 돌리는지

자전거도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신호등과 인도의 보도블록 위에서 조마조마한 것은 엄마뿐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는 아빠 자전거 뒤에 앉아 경치를 감상했다.

그땐 페달 없는 자전거는 서원이가 탔는데, 그때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이 묵묵하게 따라오던 큰아이가 기특했다.

가족 모두가 자전거를 타는 것이 기본값으로 설정된 것일까?

오빠처럼 지온이도 힘들다는 짜증 한번 없이 당연히 따라가야 하는 길임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 달리기 위해 혼자 가는 양재천
그 주로를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가족과 함께 운동하는 이 시간이 나는 왜 이토록 좋을까?

왜? 왜? 왜?

투덜 짜증 없이 못한다는 부정적인 말 없이

곧잘 따라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좋다.

못한다고 어렵진 않을까? 하는 마음은 어른의 기우이지, 한계 없는 아이를 맘껏 눈에 담을 수 있어

엄마로 행복하다.


함께 땀 흘리는 것,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자전거

그리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파란 하늘까지

아이의 성장을 목도하는 오늘도 엄마로 행복했다.



경험을 했기에 비로소 열리는 감각이 있고, 세계가 있다.

그동안 경험의 수를 우선으로 삼았다면, 모든 경험이 다 (+)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겠다.

여기서 실패한 경험, 성공한 경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패한 경험은 오히려 땡큐다!)

경험에도 무게가 있고, 질이 있다.


오늘 라이딩을 경험 후 좋은 것을 온몸으로 기억하고자 글로 적는다.

1. 지온이의 짧은 다리

2. 다리를 뒤로 뻗으며, 빨리 달릴 수 있는 비법이라 말해주는 조잘댐

3. 시원한 코코넛워터 한잔

4. 누워서 즐겼던 청계산의 소리

오늘은 온통 지온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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