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줄 수 있는 건 평일 무박 캠핑

자연에서 뛰어노는 너희들에게 집중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


수렴하는 삶을 살고자 하지만, 여전히 본성의 노예로 살고 있는 나.

(언젠가는 이 노예 생활 청산한다.)


1년에 한 번, 꼭 잊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바로 [병목안 캠핑장]이다.

안양 1번가 그 좁고 지저분하고 소란스러운 거리를 지나 700m만 들어가면,

거짓말처럼 산새가 우겨진 조용한 수리산이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외부 소음이 차단되고, 완벽히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1박 캠핑을 하면 좋으련만, 주말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비교적 예약이 용이한 평일에 최소한의 캠핑용품만 챙겨서

아이들과 평일 무박 캠핑을 왔다.


학교 수업 끝나고, 방과 후 수업과 학원은 과감히 째고

(서원이가) 그토록 바라던 콜라와 멘토스 폭발실험도 하고,

텐트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무 말 대잔치, <당연하지> 게임도 하며

숲 속 애벌레에 올챙이까지 잡아댄다.

지온이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넘어져서 성한 무릎이 없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유년시절 또한 저런 모습이었다.


나는 사실 (출처 불분명한)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과 별개로, 책을 읽고 싶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서

두꺼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책을 들고 갔지만 여행에 지쳐 한 장도 읽지 못했다는 구절이 생각났다.

저자도 나도 내가 선택한 행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선택하지 못한 행동을 아쉬워하며 기웃하는 행동…

(나티코와 나를 동일시하고 있음 ㅋㅋㅋㅋ)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싶었다면, 나는 캠핑장을 예약 안 하는 것이 맞았다.

아이들에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면

그것에 올인을 하는 것이 옳은 행동임을 스스로 알고 있다.



어느덧 8살, 9살 커버린 아이들

집에 오는 차 안에서까지 게임을 하며,

집에 도착해서는 이를 닦고 학교 숙제를 마무리한다.


아이와의 시간을 비생산적인 시간으로 여기는 내 마음을 줄이고,

육아동지들 덕분에 내가 부여잡지 못했던 아름다운 순간들도 기록했다.


잊지 말아야지. 내가 선택한 것에 집중하고자 하는 마음.


5월 14일 아이들과 캠핑

그 순간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글로 정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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