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아버지 방엔
모과 열매가 있었다
하루만큼씩 익어가던 멍은
빛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 늘어갔고
불려지지 못한 이름이
방 안을 서성일 때마다
향은 더욱 짙어졌다
이윽고,
마당에 떨어진 과육은 익어갔고
그 주변으로
날벌레가 모여들었다
지우지 못한 자국을
천천히 삼키려는 듯,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자국으로 익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