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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자들의 방(10)

by Josephine

4. 중년 아버지의 고독사


최초의 발견



"아주머니! 전 301호에 사는 세입자의 딸 최진희인데요. 저희 아버지가 며칠 째 연락이 안 돼서 걱정이 되네요. 엄마랑 저는 현재 학교 때문에 미국에 있는 상황이라...저희 아버지께 딸한테 연락을 하라고 좀 전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빌라 주인은 세입자 딸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서 대답했다.

"마침 지금 집에 있어서, 301호로 내려가볼게요. 학생, 너무 걱정 말아요"

그렇게 빌라 주인은 서둘러 전화를 끊고서, 301호로 걸음을 향했다.

"아저씨! 계세요?? 빌라 주인이에요. 안 계세요??"

안에 기척이 없자, 주인은 뒤돌아 집으로 가려는 순간 현관문 위에 붙여진 세금 고지서를 보았다. 고지서 날짜는 이주일 전으로 되어 있었다. 순간 주인은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은데... 마스터키로 집 안을 한번 들어가 봐야겠어'


주인은 곧 주머니에서 마스터키를 꺼내 문을 열고서 집 안을 들어갔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난생처음 맡아보는 심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눈앞에는 파리들 떼가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주인은 순간 겁이 났다. 잠깐 멈칫하다가,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서 천천히 한 걸음씩 집 안으로 걸어갔다. 거실과 부엌에는 세입자가 보이지 않았다. 주인은 곧장 큰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두려움에 문 손잡이를 잡고서 한동안 망설였다. 몇초간 주인은 그자리에 그대로 서있었다. 드디어 주인은 결심한 듯 손잡이를 돌리고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주인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아아아악!!!"

301호 세입자는 침대 밑에 쓰러져 있었다. 주인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걸음을 치더니 얼른 그 자리를 뛰쳐나왔다.

"믿을 수 없어! 세상에! 당장 경찰을 불러야 돼, 당장!!!"


301호 세입자의 시신은 이주일만에 발견되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고, 몇 가지 질문을 주인에게 하기 시작했다.

"최초 발견인이신 거죠?"

"네, 맞아요"

"세입자 성함과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아... 이름은 최호철, 나이는 50대 중반으로 알고 있어요. 정확히 나이는 잘..."

"처음 보았을 때 시신은 침대 옆에 쓰러져 있었나요?"

"네, 바닥에 엎드린 채 쓰러져 있었어요"

"혹시 세입자가 예전부터 앓고 있는 병이 있었나요?"

"네, 예전부터 고혈압과 심근경색증으로 약을 복용한다고 들었어요"

"혹시 그 외 말씀해 주실 특이사항이 있으실까요?"

"아니요, 딱히 없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찰은 주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 후, 서둘러 수사에 필요한 모든 증거 수집을 끝냈다. 이후 119 구급차가 빌라에 도착했고, 구급대원들은 시신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에구... 시신이 늦게 발견돼서 부패가 심하네요."

119 구급대원은 약간 놀란듯한 표정으로, 서둘러 시신을 들것에 옮겨 병원으로 수송했다.

주인은 그제야 긴 한 숨을 내뱉은 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한참을 그 자리에서 앉아 있다가, 무언가가 생각이 난듯 겉옷에서 핸드폰을 꺼내었다.

"거기 청소업체 '위드'이죠? 사람이 죽었어요. 죽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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