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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시간

마라톤은 결국, 완주.

by So Mar 26. 2025

2025년 3월 16일, 서울 동아 마라톤 10km!


2024년 6월에 신청했던 마라톤 대회의 날이 찾아왔다.

기록보다도 일단 어디도 아프지 않고 즐겁게 완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은 추운 날씨를 탓하며 조금 게으르게 달리기를 하기도 했고, 2월에는 갑작스럽게 도진 허리통증으로 제대로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고, 10km를 달리는 동안에도 비가 계속 내렸다.

우비 위로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아 이 귀한 일요일에 나는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아이는 아침을 먹었을까. 비는 언제 그칠까.'

'와 저 아파트 엄청 비싸겠지. 빌딩 엄청 높네. 같은 서울인데 완전 다른 서울이구나.'


나의 두 다리를 움직여서 세상을 구경하고 있으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사실 7-8분대의 아주 느린 주자이지만, 달리기를 하며 풍경들을 보고 있으면 스스로 굉장히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피니시 라인이 보이고, 세상에서 제일 먼 400m를 달렸다.

오늘, 난, 또 한 번의 끝을 보았다.


달리기를 시작하고는 작업도 논문을 쓰는 일도 달리기처럼 생각하려고 한다.

시작을 했고, 피니시 라인까지.

나를 괴롭히지 말고, 다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기.

결국, 모든 것에 끝은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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