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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Jun 02. 2022

직장에서 이기는 기술

이기는 법을 알지만 졌으면 좋겠습니다

꼭 이겨야 할까요?





직장에서 대충 일하라는 글에 이어 오늘은 그것과 조금 상반된 말을 하려 한다. 하지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같다. 단지 이 글은 한때 욕심 많던 내가 이기기 위한 직장 생활을 했던 시절이 생각나 끄적이는 글이다. 부질없는 직장생활이지만 그럼에도 나처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나 또한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오기와 독기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에서 적어본다.









직장에서 인정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


과거의 나는 직장 내 모든 사람들이 내 경쟁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 치열해졌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의 경쟁하고는 다르다. 학교에서의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순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회사는 그보다 훨씬 더 치열한 전쟁터다. 학교는 성적을 공개하지도 않고, 누가 몇 등이다 라는 것을 알만큼 차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회사는 다르다. 일 못하는 사람하고는 같이 일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업무배제는 기본이고 사람들 다 있는데서 혼내기도 한다. 맨날 혼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반대로 일 잘하는 사람들은 대놓고 이뻐한다. "누구누구가 일을 잘해"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 누구는 공식적인 일등이 되는 것이다.  


내가 퇴사를 결심하고 통보했을 때 , 퇴사까지 4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었다. 보통은 퇴사를 말하고 한 달 뒤에 그만두지만 나의 경우 회사의 내부 사정상 4개월 더 일하는 것으로 협상을 보았다. 그리고 그 4개월 동안 나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정말 최선을 다해 일했다. 내가 그토록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내가 나가고 나서 빈자리가 느껴지는 사람이 되자' 이 일념 하나였다. 단순히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던 것 같다. 회사란 곳은 내가 아무리 잘나도, 나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쉬운 사실을 왜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나는 내가 언제까지나 회사 사람들에게 아쉬운 존재이기를 바랐다. 그렇게 열심히 해서 그랬던 걸까. 마지막에 나는 원했던 말을 듣기는 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안 나갔으면 좋겠다" ,  "너만큼 일을 잘하는 사람이 나가면 어떡하냐" ,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다 "  등등의 말을 했다. 당시에는 그 말들에 뿌듯해했고 어깨도 으쓱했지만 결론.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직장에서 이기는 법 : 필요한 사람이 되면 된다


부질없는 짓이란 걸 알면서도 인정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정 욕구가 유독 큰 사람들이다. 그게 나였고 지금도 아주 아닌 건 아니다. 의외로 타인에게 인정받는 방법은 심플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면 된다. 회사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클라이언트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나는 단 한 사람이다. 나를 찾는 클라이언트가 많아질수록 나의 가치는 점점 높아진다. 그런데 수많은 동료들을 제치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완벽해져야 한다. 그들이 처리하지 못하는 일들을 내가 해결할 수 있을 때 더욱더 빛이 난다. 그러기 위해 계속 자신을 채찍질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언제나 내 에너지를 기꺼이 소진해야 한다.









이기지 않고 져도 됩니다


이렇게 해서 인정받는 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허무하다. 전문직이면 또 달랐을지 모른다. 그들에게 스킬업은 직접적으로 자신의 명성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저 한 회사의 사장님을 위해 일하는 일꾼으로서는 아주 많이 허무한 일이다. 인정 욕구는 한도 끝도 없다. 그리고 언제나 나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늘 나타난다. 일은 도와가면서 하는 것이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빛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혼자 일을 다 한다. 그리고 맨날 골골댄다. 과욕이 부른 대참사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직장일은 딱 이렇게 해야 한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이기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전에 '꼭 이겨야 할까'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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