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 권! ? / 곽형준_경남교육청 장학관
8~9년 전쯤 저자를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의로 알게 되었다. ‘분권화, 자율성, 네트워크’ 이 단어들을 4차 산업혁명 강의에 듣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조직구조는 중앙집권화에서 분권화로, 구성원들은 타율성에서 자율성으로, 조직 운영은 수직적 지배와 통제에서 수평적 연대와 보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의 미래 사회를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 강의와는 너무나도 달라 이때부터 저자의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성취예측모형’이라는 책이 나왔을 때는 제목이 그리 눈길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여느 학자들과는 달리 새롭게 이야기하던 최동석 소장이라면 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사게 되었다.
역시 달랐다. 역량을 이야기하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봐야 한다고 하고, 인간은 영혼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존재라고 한다. 저자는 우리의 삶 속으로 다시 철학을 끌어다 생활의 토대로 삼고 싶다고 한다. 경영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인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자기반성이라고 한 것은 매우 인상 깊었다.
저자는 ‘서장’에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밝히면서 독일 이야기를 한다. 독일은 기업이나 모든 조직이 명령과 통제가 없어도 각자가 자율적 주체로 일했고 생산성과 창의성은 매우 높다고 한다. 그 이유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철학적 토대 위에 교육, 사법, 언론, 종교, 정치, 산업들이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대형 참사나 서이초 사건 등이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성취예측모형은 사람의 역량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사람 보는 안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직무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를 이룰 것인지를 사전에 예측하는 수단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성취예측모형을 다루는데 3가지 역량군과 16가지 역량 요소들을 가지고 역량진단 방법을 알려준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게 한다고 하니 꼭 직접 읽어보시고 자신을 진단해 보시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인사 실패가 반복되는 이유를 인재를 선발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역량진단 시스템과 성과계약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청이나 학교도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보인다.
이 책에서 유능함과 탁월함이란 직무 상황에서 높은 사회적 성취를 이루는 경우를 말한다. 유능함은 반드시 사회적 성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한다. 고위공직자들은 높은 사회적 성취를 보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동안 잘못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교육계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공무원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승진에 목을 매도록 인사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는 것과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관행인 순환보직, 바로 순환 전보의 폐해를 들고 있다.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하니 교사나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한 듯하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세 가지 조직설계의 원칙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민주화되지 못하고, 민주화되지 않은 조직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원칙은 ‘분권화, 자율성, 네트워크’이다. 저자가 4차 산업혁명 강의에서 강조한 것과 일치한다. 5장 인재를 양성하는 구조와 시스템에 나와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회원들도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교육청에서 이걸 꼭 적용해 봐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혼자서라도 시도하면 좋겠지만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 책을 읽고, 함께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
2024 여름호 목차
1. 시론
2. 특집
3. 포럼&이슈
4.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5. 티처뷰
6. 전국NET소식
7. 이 책 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