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고, 올리고, 눌러라
학생건강체력평가, PAPS
옛날로 치면 체력장이다.
팝스 종목 중에
측정자의 입장, 학생 입장에서 모두
부담이 덜 한 종목 중에 하나가
바로 유연성이다
좌전굴이라 불렀던가?
요즘은 한글로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라 부른다.
측정용지 위에 적기도 긴 이름…
나 또한 태생이 뻣뻣한지라 유연한 학생들을 보면 감탄부터 나온다.
고등학생 기준 대략 15cm를 넘으면 훌륭하다~
30cm를 넘어가는 학생은 한 학년에 한두명정도 나오는데 거의 고무고무 수준…
인간의 체력 수준도 알고보면 타고난 부분이 많은데 유연성이 특히 그렇다.
유연해지고자 스트레칭, 한때는 식초를 복용도 했던 기억도 있다…
좀 될듯 했는데 안하니까 원래 몸으로…
손을 아무리 뻗고, 몸을 굽혀도 0을 왔다갔다 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인 학생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을 부드럽게 하기로 마음 먹었다. 몸과 마음이 이어져있다면 부드러운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길 바랄 뿐이다.
그 반대전략도 물론 유용하다. 나이들 수록 유연한 몸보다는 유연한 마음이 필요할 때가 있기때문이다.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서 몸을 가볍게, 부드럽게 할 수록 몸은 이완되고 마음도 편해지는 법이다.
요즘, 수업 전 스트레칭에 신경쓰는 편
다음과 같은 멘트로 양념을 더한다.
* “당겨라 얘들아, 살면서 땡길 게 별로 없더라”
* “끌어올려라 얘들아, 살면서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 “눌러라 얘들아, 세상에 우리가 누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그리고 다시 말해준다.
일단, 몸부터 당기고 끌어올리고 눌러줘야만
결국, 다른 것도
당기고 끌어올리고 누를 수 있게 된다고
그게 유연성 관리가 가지는 진정한 힘이라 생각한다.
유연성을 측정할 때는
키, 몸무게를 잴 때처럼 신발을 벗는다.
꼭 한반에 두어명은 수줍게 구멍난 양말을 보이는 친구들이 있다.
사실, 구멍난 양말은 그냥 양말이고
몸과 마음에 구멍난 유연성부터 조금 메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힘들어도 좀 당기고, 올리고, 눌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