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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부대찌개를 드셔보셨나요?

by 수근수근 Mar 19. 2025

수근수근문화일기

일시 : 2025년 3월 17일(월)

장소 : 경기도 평택시


"이번에 평택 들리는데 추천 좀 해줘"


평택에서의 생활이 어느덧 15년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아무 연고도 없이 일만 보고 왔지만, 이제는 결혼도 하고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주변 지인들은 내가 평택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고, 평택에 방문할 때마다 한 가지를 꼭 물어본다. 바로 '맛집' 추천이다.


물론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수많은 맛집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인 만큼, 각자의 입맛과 취향에 맞는 ‘찐맛집’을 찾기 위해 직접 추천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김네집 부대찌개김네집 부대찌개

물론 평택에서 바로 추천할 수 있는 맛집은 무수히 많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송탄부대찌개(김네집, 최네집)부터 미군부대 앞에서 즐기는 햄버거(미스리버거, 미스진버거), 중국음식(개화식당, 동해장, 영빈루), 냉면(고박사냉면), 곰탕(파주옥), 간장게장(호성식당, 석일식당) 등 평택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맛집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평택항과 서해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며 360도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몬테비안코와 같이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맛집이나, 미군부대 앞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맛집들도 소개할 수 있다. 

몬테비안코에서 본 평택항과 서해대교몬테비안코에서 본 평택항과 서해대교

이렇게 많은 맛집이 있지만, 막상 추천하는 일은 쉽지 않다. 평택에 자주 방문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추천을 요청하는 것이겠지만, '맛집'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먼저 여러 가지를 되묻는다. 방문할 동선과 이동수단을 살피고, 방문 일시, 목적, 예산, 동행자, 음식 취향, 주차 가능 여부, 청결도, 대기 시간 등을 고려한다. 또한, 가능하다면 맛집에 얽힌 일반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해주곤 한다.


하지만 나의 역할은 단순히 맛집 추천에서 끝나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풍경이 아름답거나 이색적인 분위기의 카페를 추천하고, “이왕 평택에 온 김에” 가볼 만한 관광지, 유적지, 명소까지 소개한다. 마치 평택 투어의 코디해주는 셈이다.

가을에 주로 추천해주는 명소, 원평나루 억새밭가을에 주로 추천해주는 명소, 원평나루 억새밭

그리고 방문 후에는 다시 연락해 평택에서의 경험을 물어보며, 내 맛집 추천이 만족스러웠는지 확인한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나의 평택 맛집 추천이 완료된다.


내가 맛집 추천에 진심인 다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평택에서 살아온 15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평택은 나에게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삶의 터전이자 정착한 도시다. 그렇기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둘째, 내 직업이 지역 문화를 연구·조사하고 이를 활용하는 일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맛집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그 도시를 기억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단 한 번의 방문이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짓기도 한다.


평택은 교통이 발달해 많은 이들이 지나치는 곳이지만, 목적지로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방문한 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준다면, 그들은 다시 평택을 찾거나 주변에 "평택, 가보니까 좋더라."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한 끼 식사를 위한 추천이 아니라, 평택이라는 도시를 경험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맛집을 소개한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 평택은 단순히 ‘지나가는 곳’이 아닌 ‘다시 오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평택을 방문할 날이 올 것이다. 내 작은 추천 하나가 그런 변화를 만드는 시작점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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