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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있는 두 박물관

by 수근수근 Mar 05. 2025

수근수근문화일기

일시 : 2025년 2월 21일(금)

장소 : 서울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입구와 티켓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입구와 티켓


우연히 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의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특별전 초대권을 사용하기 위해 금요일에 와이프와 함께 연차를 사용했다. 주말이면 사람이 많아 제대로 관람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평일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번 기회에 평소 가보고 싶었던 용산역사박물관도 함께 방문했다. 같은 날 방문한 두 박물관을 보면서 여러 차이를 느꼈다.




특별전에 전시 중인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특별전에 전시 중인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우선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들로 붐볐다. 우리는 특별전을 먼저 살펴보았는데, 이 전시는 우리나라 최고의 박물관에서 열린 기획전답게 전시 방법, 공간 구성, 디지털자료, 설명글 등 하나하나가 훌륭했다. 특히, 유물들이 인상적이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청자들이 실제로 전시되어 있었고, 국보와 보물 등 훌륭한 유물들이 가득히 전시되어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청자완형이 이렇게 많이 남아 있는지 처음 알았고, 비취색의 아름다운 청자색과 완벽한 조형미가 눈을 호강 시켰다. 특별전을 모두 관람한 후에는 시간 관계상 다른 전시는 패스하고 우리나라 박물관 전시의 한 족적을 남긴 '사유의 방'만 둘러보았다. '사유의 방'에 전시된 반가사유상은 유물 자체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유물이 가진 힘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용산역사박물관 전경용산역사박물관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후, 약 1km 떨어진 용산역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이 박물관은 용산철도병원이라는 등록문화유산을 리모델링하여 2022년에 개관했다. 지난해 일제강점기의 옛사진 특별전 '조선과 평택'을 준비하면서 철도 관련 자료와 체험을 조사하던 중 알게 되었고, 이번에 방문하게 되었다. 오후 3시쯤 도착한 박물관은 한산했고, 들어서자마자 안내데스크의 직원이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박물관을 관람하는 동안 거의 다른 관람객을 마주치지 않아 마치 전체를 대관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대략 한 시간 동안 두 팀 정도만 마주쳤을 뿐이었다.

박물관은 한산했지만 전시는 흥미로웠다. 용산의 지역사, 철도병원의 역사, 열차와 관련된 콘텐츠 등 다양한 유물과 내용이 잘 조화된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체험 요소들이 관람을 더욱 재미있게 해주었다. 기획전 '접속, 용산전자상가'는 2000년대를 회상하게 하는 추억을 잘 담아냈고, 마지막 체험 코너의 한컴타자연습 프로그램은 추억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용산에 위치한 두 박물관은 같은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공유하고 있지만, 그 성격과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역사박물관은 겨우 1km 떨어져 있지만, 유물, 콘텐츠, 전시 방식, 예산 및 인프라 면에서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다. 특히 관람객 수에서 차이가 많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이 만큼 용산역사박물관이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흥미롭고 오히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느낄수 없는 부분을 느낄수도 있다. 나의 삶에서 일상적이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이처럼 지역 박물관이 대중적이지 않고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지역 박물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며, 지역 기반의 콘텐츠 역시 대중적이지 않고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지역에 대한 관심이 조금만 더 높이면, 지역 콘텐츠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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