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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출근이라니, 이게 현실이라니

출근하기 싫은 마음에도 숨 한 스푼을..

by 다섯빛의 온기

월요일 아침이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출근이라니… 이게 현실이라니.”


주말은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손을 뻗으면 허공에 흩어지는 수증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주말은 늘 그렇게 스쳐 지나간다.

잡으려고 하면 이미 뒤에 있고, 돌아보면 언제 있었나 싶은, 짧고 허무한 계절처럼 스쳐간다.


눈을 뜨는 5초 동안이 오늘 하루 중 가장 평화로운 순간일지도 모른다. 알람은 기세등등하게 울리는데 마음은 아직도 어제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월요일이라는 존재는 늘 이런 식이었다. 문 앞에 서 있다가 시간이 되면 당연하다는 듯 들어와 현실의 무게를 또렷하게 알려준다.


그러나 요즘 들어 나는 조금 받아들이려고 한다.

억지로 기분을 끌어올리는 대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월요일을 인정하는 것.


오늘이 힘들면 힘든 대로, 하기 싫으면 하기 싫은 대로, 그저 “그런 날”로 분류하는 일.


월요일은 어쩌면 감기와 닮았다.

지긋지긋하고,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잠깐 괜찮아졌다 싶으면 다시 찾아온다.

저번주 여행에서 걸린 감기가 아직도 나를 붙잡고 있듯이,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이라는 감기

역시 슬금슬금 다가와 마음을 눌러버린다.


나는 감기를 낫게 하려고 양약, 한방약, 쌍화탕, 비타민을 먹으며 가능한 방법은 모두 해봤다.

하지만 결국 이 감기는 내가 조급해할수록 더 깊게 자리 잡았다. 시간만이 천천히 해결해 주었다.


월요일도 그렇지 않을까.

억지로 밀어내려고 할수록 더 무겁고,

잡아끌려고 할수록 더 괴롭고,

결국에는 그냥 흘러가도록 두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인지도 모른다.


‘필사는 도끼다’ 속 어느 파독 간호사분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어떤 일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편해져요.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그냥 날씨처럼요.”


월요일도 날씨처럼 오는 대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오늘의 흐림, 오늘의 무거움, 오늘의 귀찮음도 그냥 ‘오늘의 날씨’ 일뿐이다.


감기가 낫듯, 월요일 역시 결국 지나간다.

당신이 지쳐버리는 속도보다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


그러니 오늘은 감기를 치료하듯 그저 조용히 하루를 흘려보내도 괜찮다.

버티려고 하지 않아도,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월요일을 이기는 건 의지가 아니라 시간이니까.

그리고 당신은 지금까지 수십 번의 월요일을

그렇게 흘려보내며 살아왔다.


그러니 오늘도 이렇게 말하며 보내주면 된다.


“그래, 네가 월요일이면 어떠니.
나는 커피 한 모금으로 너를 버틸 테니.”



[엔딩 크레딧]

*자막 제공 : 현실
*협찬 : 월요일의 무기력
그리고 나의 통장 잔액
*특별출연 : 잠에서 도망쳐버린 나의 의지
*흔들림 효과 제공 : 출근길 지하철 혹은 버스

>> 본 프로그램은 여러분의 극한 직장생활을 응원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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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