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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십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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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주 Jul 21. 2023

내가 기안84를 좋아하는 이유

 6월에서 7월로 넘어가는 계절의 냄새를 아는 남자

기안 84를 보기 위해

나 혼자 산다를 본다.


그의 삶을 보는 것은

내게 알 수 없는 위안을 준다.


어쩌면 그를 만나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희민아" 하고 말을 걸 것만 같다.


그는 내게 심적으로 그만큼 가깝다.






연수익

최소 20억 이상이라는

그의 삶을 보면


로또에 당첨되었으나

그 돈을 그대로 묻어둔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같다.


그의

꼿꼿함

변치 않음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는

냉장고를 뒤져

남은 음식을 모두 털어 넣고

밥을 볶아 도시락을 싼다.

사진 출처 ㅡ mbc공식유튜브채널 엠뚜루마뚜루

그리곤

오토바이에 올라타

마음이 닿는 곳으로 떠난다.


목적지를 정해 놓으면 그게 일 같아서...
- 기안84 -

아.. 그래서 내가 요즘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구나..

목적지를 정하는 일조차 할 여유가 없어서..


기안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본다.


아무 곳에나

아무렇게 앉아

손으로 식사한다.

준비도

제약도

불가능도

까다로움도

없는

그이기에 자유롭다.



오토바이를 타며 그는 이렇게 말한다.


6월에서 7월로 넘어가는 냄새가 있어요.
- 기안84 -

그가 내뱉는 이 말에

마음속에 탁하고 불이 켜진다.


이것이 내가 기안84를 사랑하는 이유다.


나는 그의 이런 감성을 사랑한다.



마흔이 넘어도

멍해지지 않도록

가슴 찌릿함을 찾아

오토바이를 타는 그를 나는 좋아한다.


호텔을 즐기기에 경제적으로 충분한 그는

저렴해 보이는 모텔을 찾아

일부러 고독을 맞이한다.




혼자

노래방을 찾아

노래를 부르다

눈물 흘리는

마흔의 마음을

여과 없이 보여준

그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결혼 후 남편은

내게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졸랐다.


나를 태우고

아이를 태우고

길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바람을 느끼고 싶다던 그였다.


원하는 차는

무엇이든 사도 되니

오토바이만큼은 참아달라 했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그렇게 그를 좌절시키던

내가 떠올라

나의 그에게 물었다.


오토바이 사러 갈까?


아휴
그것도 한 때지.
이제 타고 싶지 않아.


어쩌면 기안84도.

결혼을 했다면

나와 같은 여인을 만났다면

이 감성을 잊었을 수도 있겠다.


나의 그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자유롭게 해 주리라

마음먹어본다.


변해버린

나의 남편을 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기안84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사랑했던 과거그와

예민하지 않던 과거의 나와

지금도 여전히 꿈꾸는 순간을 실행에 옮긴 나를

만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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