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씩 짝 이룬 것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는 것들이 있다.
원앙이 한 쌍, 부부 한 쌍 같은.
물건에도 그런 게 있다.
'홑'으로는 잠시 난감한 젓가락, 신발, 양말 같은.
급한 대로 안 맞는 짝을 집거나 꿰어도 된다지만
짝이 안 맞으면 왠지 쓸모가 없어 뵌달까.
어느 날 딸아이가 짝짝이 양말을 신고 나왔다.
아, 같은 짝 아니어도 봐줄 만하구나.
짝이 안 맞아도 통하는 구석은 있구나.
신을 수만 있으면 된다.
집을 수만 있어도 된다.
각자 다른 둘도 된다.
뭐든 된다,
궁하면 통하기 마련이니까.
여행은 짝짝이 양말이다.
짝이 없는 혼자도 얼마든지 떠난다.
(사진 :무료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