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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랑무 Oct 27. 2024

수영복

마치 수달과 같았다. 

자맥질하며 수경과 작살만으로 생명을 건져 올리는 그는. 

물밑 호기심으로 펄펄 살아있다. 

거친 돌과 부드러운 모래, 미끄러운 바다 이끼 사이에서 태어나

물이 올 때마다 거침없이 나아가 숨을 쉰다. 

어쩌면 아가미 숨을 쉬었을지 모른다.


낡은 러닝셔츠 하나로 해초처럼 너풀거렸을 그다. 

물에서 막 나오니 

십만 가닥의 머리와 눈과 몸은 뜨거운 해 아래 이글이글 빛난다. 

뚝뚝 물 다 내린 몸은 풀 죽은 수영복처럼

모든 유영하던 것들을 기어이 가라앉히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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