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수달과 같았다.
자맥질하며 수경과 작살만으로 생명을 건져 올리는 그는.
물밑 호기심으로 펄펄 살아있다.
거친 돌과 부드러운 모래, 미끄러운 바다 이끼 사이에서 태어나
물이 올 때마다 거침없이 나아가 숨을 쉰다.
어쩌면 아가미 숨을 쉬었을지 모른다.
낡은 러닝셔츠 하나로 해초처럼 너풀거렸을 그다.
물에서 막 나오니
십만 가닥의 머리와 눈과 몸은 뜨거운 해 아래 이글이글 빛난다.
뚝뚝 물 다 내린 몸은 풀 죽은 수영복처럼
모든 유영하던 것들을 기어이 가라앉히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