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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랑무 Sep 29. 2024

양말

둘씩 짝 이룬 것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는 것들이 있다. 

원앙이 한 쌍, 부부 한 쌍 같은. 


물건에도 그런 게 있다.

'홑'으로는 잠시 난감한 젓가락, 신발, 양말 같은. 

급한 대로 안 맞는 짝을 집거나 꿰어도 된다지만

짝이 안 맞으면 왠지 쓸모가 없어 뵌달까. 


어느 날 딸아이가 짝짝이 양말을 신고 나왔다. 

아, 같은 짝 아니어도 봐줄 만하구나. 

짝이 안 맞아도 통하는 구석은 있구나.

신을 수만 있으면 된다.

집을 수만 있어도 된다.

각자 다른 둘도 된다.


뭐든 된다,

궁하면 통하기 마련이니까.


여행은 짝짝이 양말이다.

짝이 없는 혼자도 얼마든지 떠난다.



(사진 :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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