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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나 Jan 29. 2022

그레이Grey

재의 빛깔과 같이 흰빛을 띤 검정

일상의 구원


일상이라는 단어에 색이 있다면

단연코 회색일 것이다.

때로는 다채로웠고

때로는 우울했던 모든 시간들을 모아

하얗게 덧칠한, 어중간하게 없어지는 나날들.

일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것들 역시

대부분이 회색이다.

아파트, 길가의 담벼락,

거대한 빌딩..

잿빛 세상.


그러나 검은색도 흰색도 아니기에

회색은 투명하다.

회빛 일상은 때 묻지 않으며

언제고 '다름'을 담을 수 있다.

살짝은 뿌연 듯한 하늘도

푸르게 생기를 머금은 초록 생명도

이르게 피어난 가을도

당신의 뺨에 어린 수줍은 붉음도 모두.

특별하기를 바랐다 평범이라도 바라게 되는

우리들의 모든 이상異常을.

그럼에도 여전히 크고도 창대한

우리들의 이상理想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회백색의 눈.

그것이 일상이다.




침묵으로 그 어떤 위로보다 큰 공감을 보여주는,

각자의 모습 그대로를 묵묵히 보아 안아주는 매일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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