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결산을 하기 위해 보고를 해본다.
현재까지 거제에 내려와서 나의 몸무게는 무려 16kg이 빠졌다.
이제 목표한 무게까지 11kg밖에 남아 있지 않다. 나는 지금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거제에 내려오고 나서 2달이 지나자, 하루의 루틴이 완전히 잡혔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오전에는 세 식구가 각자 할 일을 한다. 나는 주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공부는 거의 하지 않지만, 그냥 있어 보이려고 적어본다). 그리고 엄마 아빠는 점심을 일찍 먹는다.
사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집 루틴은 시골 할머니·할아버지 집과 다를 게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 5시 반이면 아침을 먹고, 아침을 일찍 먹었으니 점심 역시 일찍 먹을 수밖에 없다.
무려 10시 반에!
서울 생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엄마 아빠의 루틴이 아니라, 나의 다이어트 전투기다. 나는 아침을 먹고 오전에 이것저것 하다가, 부모님이 점심을 드실 때는 옆에서 구경만 한다.
내가 왜 구경만 하냐고? 살을 빼려고 일부러 참는 거냐고? 아니다. 진짜 이유는 간단하다.
식욕 자체가 사라졌다.
나는 내 삶을 안정적으로 돌리기 위해 정신과에서 주는 약을 복용한다. 그런데 그 약의 부작용 중 하나가 식욕부진이다. 다이어트가 절실했던 나에겐… 참으로 묘한 행운이라고 해야 할지.
덕분에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음식이 입에 들어가지 않는다. 먹을 마음도 안 생기고, 억지로라도 넣으면 구역질이 올라와 화장실로 전력질주해야 한다.
그 공복 시간대에, 즉 부모님이 식사를 마친 12시에서 2시 사이에 우리는 운동을 나간다.
하드 모드라면 대장 이모가 안내했던 산에 등산을, 라이트 모드라면 둘레길 산책을, 가벼운 모드라면 탁구 한 판을 친다.
아마 내가 살이 급격히 빠질 수 있었던 이유는, 공복 상태에서 유산소를 빡세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운동 후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루틴인데, 신기하게도 몸은 오히려 혈당이 내려가고 통풍 통증까지 덜해졌다.
목욕탕에 가면 이모들이 하나같이 놀란 눈으로 “도대체 어떻게 살을 뺐냐?” 하고 달려든다.
나는 앵무새처럼 똑같은 대답을 반복한다. “적게 먹고, 등산했어요.”
이모들은 뭔가 기막힌 비법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지, 뻔한 대답에 다들 시무룩해진다.
살은 빠지면 빠질수록 속도가 더뎌지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이면 쑥쑥 바뀌던 체중계 숫자는 이제 느릿느릿, 바뀔 듯 말 듯 버티고만 있다.
아마 남은 11kg를 빼려면, 더 극악무도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지.
처음에는 신나게 시작한 운동도, 날이 가니 하기 싫고, 게으름이 기어 올라온다.
사람이 다 그렇지 뭐....
그럼에도 나는 외친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하여!
리즈 시절이여, 다시 나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