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여깄어(3)

by 무연

엄마, 그날을 기억해?

내가 두 번째 자해를 하고 나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스스로 말했던 날을.

그때 나는 솔직히 놀랐어.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엄마가 아무 말 없이 따라줬다는 게.

그때 엄마 마음이 어땠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혹시 나를 달래서 다시 바이올린을 그만두지 못하게 하려는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내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랐을까.

아마 둘 다였을지도 모르겠지.

정신과 치료와 함께 나는 미술치료를 시작했어.

평소엔 늘 혼자 하는 작업이었는데,

그날은 치료사가 엄마를 함께 부르더니

“오늘은 같이 작업을 해보죠”라고 했어.

그리고 석고붕대를 꺼내더니

엄마 손에 쥐여주면서 내 손 위에 천천히 감싸달라고 했어.

나는 엄마, 그 순간이 아직도 선명해.

엄마의 손길은 투박했지만, 이상하게도 따뜻했어.

치료사가 “딸의 손을 만져보니 어때요?” 하고 묻자,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천천히 흘렀어.

나는 그 눈물의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어.

아직도, 그 진심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내가 있는 것 같아.

그때 엄마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

아마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그날 나는 다른 건 바라지 않았어.

엄마의 시선, 그리고 그 손길.

그거면 충분했어.

그때의 나는, 그것이 필요했어.

그러나 엄마, 왜 그런 순간들이 우리 사이에 너무 드물었을까.

그날의 손길이, 왜 나를 지켜주지 못했을까.

그 질문이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석고처럼 굳은 채 풀리지 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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