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어느 중년씨의 비행
마음의 거리가 좁아진다
하늘과 맞닿은 거리보다
어쩌면 조금 더 가까이
중년씨의 마음은 이미
드넓은 호주의 하늘까지 접수했다
어둠을 가르며 달리는
제트기류의 속력보다
더 아름답게 울리는
비밀스러운 비행
낯선 하늘 어딘가에
봄바람이 하늘을 넘어
가을바람을 만났다
돌고 돌아오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지만
봄과 가을 그리고 겨울
그 어디메쯤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만났을까
알 수 없는 게 인생이고
알 수 없는 게 인연이고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라지만
사랑의 인연을 넘어
우리는 같은 인생길을 걷고 있다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더딜 뿐
저 푸른 창공 어딘가에
화려했던 인생도
지난했던 서글픈 인생사도
봄바람에 가을바람에
돌고 돌아 아무도 모르는
이곳 신비한 하늘까지
고귀한 우리 인생길
겨울의 길목 그 어드메쯤
같이 그렇게 걷고 있다
ㅡㅡ어린왕자의 책읽기 ㆍ비행기에서 끄적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