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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입춘 단상

봄이 오는 길목에

by 어린왕자

눈이 내리고 있니, 거긴

눈 속에도 봄은 오는구나

여기 아랫동네도 봄바람이 차다

따뜻하게 봄인사 할 줄 알았는데

봄이 오는 길목에

봄바람이 너무 세차구나


살아 있는 것들

어서 오라 외치고 있는데

바람 속에 살짝

웃음꽃을 피우는데

매화 향기는 슬쩍슬쩍 웃고 있는데

그렇게 따뜻하게 봄이 올 줄 알았는데

저녁 무렵

뜨끈한 아랫목이 그립구나


입춘에

한파가 덮쳤다

어제보다 기온은 8도가 내려가고

봄맞이하러 꺼낸

화사한 꽃무늬 원피스가 언다

꽃 속에

눈 속에

그럼에도 봄은 온다

꽃바람과 함께

꼿꼿하게 서서 맞이할

우리의 따뜻한 봄은 온다

지치지 않게 쓰러지지 않게

똑바로

따뜻한 봄을 맞을지어다


ㅡㅡ새해 입춘을 맞으며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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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