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주소서
우담바라 ㅡ3천 년 만에 한번 꽃이 핀다는 신령스러운 상상의 꽃으로 매우 희귀하다는 의미에서 불경에서 자주 쓰인다고 한다.
경주에서의 여행은 어딜 가도 역사 탐방길이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는 하늘 아래가 온통 문화재로 가득하며 발에 밟히는 것 또한 고유한 문화재다. 제각기 흩어져 사는 오래된 친구들이 경주에 모여 옛날의 수학여행 왔던 추억을 떠올리며 석굴암에 올라 찬연히 빛나는 부처님의 위용을 감상하고 불국의 나라 불국사도 거닐며 아름다운 가을 끝자락을 붙잡았다.
삼릉을 지나 포석정을 지나 나정을 들렀는데 나정을 들렀다 망월사로 향했다. 망월사는 한여름 배롱나무꽃이 예쁘기로 유명하다. 아담한 절터를 들어서면 양옆으로 두세 그루의 매끈한 배롱나무가 반긴다. 망월사 내부는 한창 신축 공사 중으로 부산스럽다.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삼불사가 보이고 그 옆으로 보물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이 지나는 길손을 맞이한다. 주지 스님의 불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리고 가을을 쓰는 소리가 사각사각 흩날린다.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은 중앙에 본존불인 아미타여래 입상을 모시며 오른쪽은 지혜와 힘을 상징하는 대세지보살, 왼쪽은 자비를 상징하는 관세음보살님을 모신다. 2017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우담바라를 보았다. 실로 크나큰 행운을 얻었던 것이다. 대세지보살님의 왼쪽 어깨에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황홀함을 보았던 것이다. 그때의 그 벅찬 감동을 혹여나 다시 볼 수 있을까 하여 올랐던 것이다. 주지스님의 기도가 경주 온 산을 은은하게 물들이는 것 같다.
친구들에게 보여주려 언제 찍었는지도 모를 사진을 꺼냈더니 2017년도 찍은 사진이다. 그날의 벅찬 감동이 사진을 타고 가슴을 적신다. 세상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한 마디씩 하지만 그날의 그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