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그리울 것이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ㅡ줄리언 반스

by 어린왕자



줄리언 반스의 소설은 그의 또 다른 작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만큼 심금을 울릴 것이라는 예감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전혀 다른 이야기의 주제로 충분히 읽고 싶어지는 이유가 되었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빠르게 지나가는 어느 기차의 한 칸에서 그의 삶이 흐리게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끝을 예감하며 지필 한 소설임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떠난 것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순식간에, 빨리, 스치듯이 그렇게 지나쳐버리고 만다.

우리는 늘 언제나 처음인 듯 마지막인 듯 작별의 인사를 건넨다. 그도 한국의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나는 세계의 저쪽 반대편에 있는 당신이라는 존재를 생각하곤 합니다. 여기와 거기, 그 중간쯤에서 우리의 마음이 만난다고 생각하지요."라고.


그리하여 이 책은 소설인가, 자전적 이야기인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가장 자전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반스이며 혈액암을 앓고 있고 그의 아내도 뇌종양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고 나오는데 어디까지가 허구이며 어디까지가 자전인지 독자로서도 애매하다.

반스는 죽음을 객관적이며 냉정하게 받아들인다. 붙잡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하는 아쉬움은 늘 드는 것이 인간이라면 그는 좀 더 담담하다.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는 마지막에서처럼 "나는 어딘지 모르는 어느 나라의 어딘지 모르는 어느 소도시의 한 카페 실외석에 앉아 있는 작가와 독자의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말하듯이, 나는 '당신'이 '그리울' 것"이라 말한다.

알고 보면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지극히 강렬하다.

죽음을 앞둔 그는 단어 선택에도 신중을 기한다. 앞으로 미래 시제는 의미가 없어지게 되며 죽음에 의해 약해지고 훼손될 것이라고.

그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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