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나빠진다
아들아,
딱 들어봐도 잔소리지. 하도 들어서 그냥 백색소음 정도로 들리는 말이지.
요새도 불을 끄고 자려던 이불속에서 폰을 보더구나. 하지 마라, 보지 마라 메아리 되어 돌아오는 말인 줄 알면서도 왜 여러 번 그 말을 하게 될까. 엄마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하게 되는 것은 또 왜 그럴까 몰라.
지금은 젊어서 모르지만 조금만 더 나이 들어 보렴. 눈 나빠지는 거 금방이다. 그리고 요즘은 눈이 나빠질 수 있는 여러 환경에 너무 노출되어 있어서 우리보다 더 빨리 나빠질 수 있으니 그게 걱정이란다. 아무리 좋은 것도 건강이 나빠지면 모든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건강도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 정말 옳은 말이다. 제발 밤늦게 이불속에서 비스듬히 누워 폰 보지 말고 퍼뜩 자거라. 알아서 할게요, 하지 말고. 묵묵부답 알아들은 척 엄마 말 씹어 삼키지 말고, 좀~~.
누군가가 그랬다
90이 된 노인이 70이 된 자식에게
길 건널 때 조심해라
횡단보도 조심하라고 했다고
남들이 보면 다 큰 어른인데
부모가 보면 어른도 자식이 거지
부모가 되어보니 삶을 조금 알 것 같고
경험해 보니 어느 것이 옳은지
어느 것이 나쁜지 정도는 알 것 같더라고
엄마도 모든 것을 다 아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 보니
나이 들어 티 나는 건
많이 배워 아는 게 많은 게 아니고
잘났다고 말 잘하는 게 아니고
많이 배운 것을 어떻게 써먹느냐는 것이라고
그렇게 배우고 살아왔으니
엄마 말도 많이 맞는 게 있을 거야
허나, 맹탕 잔소리로만 여기니
엄마 말속에 진리가 숨어 있다는 걸
언제쯤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