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부맥가이버 Oct 06. 2023

[시] 이름


내 이름은 떡이름이었습니다


맞춰보세요?, 하고 물으면


설기, 바람, 콩떡, 절미, 절편.......




우리 어머니 첫아들 잃고


나는 잃을 수 없다며


떡이름을 받아왔습니다




동글동글하고 달달하게


굴려서 달라붙은 카스텔라 가루를


입에 묻히며 한 입 베어뭅니다




그 이름 덕에 나는 지금도 


어머니 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뜻이 좋은데!, 라며


그 이름을 받고 어머니는 방실방실 했습니다




가리봉동에서 태어난 쌍둥이 


할배와 할매 이름이


최가리


최봉동


이랍니다




나는 어머니의 달콤한 자궁에서


갈색빛 동글동글한 머리를 내밀며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내 이름은 경단이었습니다


최가리, 최봉동처럼


황경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어머니 곁에 있습니다 





어느 떡집 사진, 경단


이전 25화 [시] 시루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