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 시루떡이 앉아있다
서울역 앞에서 기다리기로 약속해 놓곤
그곳에 시루떡이 앉아있다
시루떡이 움직이다니
다음 날 신문에 나올지도 모른다
시루떡을 찾아 나선 깊은 밤
집 근처 상가 앞에 고이 벗어놓은 신 한 짝
시루떡이 신도 벗다니
시루떡이 그 신에 맞아 죽었다고
다음 날 신문에 나올지도 모른다
밤새 집안에 풍기는 똥 냄새
그것의 기원은 시루떡의 신발 뒤축
시루떡이 개똥도 밟을 수 있다니
역시 신문에 나올지도 모를 일
놀랍다
신문광고에 나온 말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사람은 떡이 될 수 있다'
우리 집에 사는 사람은
가끔 떡이 될 수 있다
사람이 떡이 될 수 있다니
우리 집에서는 증명된 일
역시 신문에 충분히 나올 일
사람이 떡이 될 수 있다니
개똥이 여보, 우리 유명해지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