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 가까이에 스승을 만났지
삼십부터 찾아온 業이 보였네
밥을 잘 먹지 않는 스승은
자꾸자꾸 글만 먹었네
휘청거리게 얇은 스승은
손목이 녹도록 글만 삼켰네
제자에게 간도 빼주고
제자에게 신장도 내주었네
스승의 고단한 장기가
제자에게 잉태되었네
스승은,
글의 자궁
말의 천지
문자의 시초
언어의 조상
제자는,
글의 자식
말의 나락
문자의 최후
언어의 혁명
나이 오십 가까이에 스승을 만났지
결국, 찾던 그 業이 뿌리를 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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