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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맥가이버 Oct 06. 2023

[시] 텅장

내 수중에 하나 있는 텅장

남자가 불알 두쪽 갖고 살듯

내 남자의 목숨줄, 텅장 하나

그이의 발꼬랑내와 겨드랑이 땀으로

축축한  그곳

일하던 엄마의 진액이 

끈적거리던  그곳

핏덩이 큰 아이를 업고

그이의 회사 앞으로 가려고 했지

'내 남편을 집으로 보내달라!'

으리으리한 프랑카드를 깃발 삼아

텅장은 왜 자꾸 텅장인 것이냐

담판을 지으려고 했는데

숨 쉬는 누구도 살지 않는 그곳

어른 남자와 어른 여자의

막연한 꿈이 담긴 그곳

스치듯 지나간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의 합작품

텅장에 기댄 그이와 여자는 오늘도 서슬 퍼런 땀과 진액을 뽑는다



그이와 여자의 합작품, 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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