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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준 Aug 13. 2023

면접장에서 거짓말이 통할까?

다해봤다고 하는 지원자 vs 다해봤냐는 면접관(Feat. 진실과 거짓) 

  스타트업의 채용담당자로 재직하던 시절, 부족했던 경력임에도 HR담당자로 면접관에 참석했다. 일반적인 기업(즉, 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있는 중견 규모)이라면 검증과 교육을 통해 면접관으로 성장시키고(최소, 대리말) 그 후에 면접관으로서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다르다. 충분한 시간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보장 돼 있지 않기에 '실전 경험' 입문을 통해 빠르게 경험시킨다. 어찌 보면 그것이 스타트업의 묘미(?)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무튼, 면접관으로서 들어갔을 때 후보자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화려한 경력과 경험'이다. 또한, 이들의 말솜씨는 대단하다. 어려운 문제상황 속에서 열정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혹은 성과를 창출한 경험. 즉,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 지원자 또한 그러했다.

  당시, 업계에 대한 이해도+마케팅 역량+성과창출 경험+팀 리딩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갖춰진 포지션을 채용해야 했다. 때마침, 우리가 원했던 인재를 발견했다. 빠르게 면접을 진행했고, 면접이 끝난 직후 현업 조직장과 논의해서, 채용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진행됐다.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 그것이 곧, 채용담당자로서 행복이자 성과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을 '해냈다고' 스스로 만족해했다. 입사 당일, 온보딩 프로그램을 마친 후 현업 부서로 보냈다. 그리고


그는 2주 만에 퇴사했다. 

  당황했다. 인사팀장님을 통해 불명확한 퇴사 사유를 전해 들었을 때는 허탈한 심정이었다. '아니, 이런 말 같지도 않은 핑계를... 하' 물론,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가 내린 결정에  내가 평가하거나, 원망을 할 수는 없다. 그 또한 '나름의 사정이 있었겠지' 하면서 털어내는 것 또한 인사 업무를 하는 이가 갖추어야 할 마인드가 아닌가. 명확한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견을 종합했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측면은 '역량 부족'으로 판명이 났다. 즉, 면접 과정 상에서 설명한 퍼포먼스가 다소 왜곡되었고, 경력기술서 상에 업무들 또한 기여도가 낮았음에도 높았다는 식으로 대답했던 것이었다. 면접관으로서 부족한 경험이 아쉬운 순간으로 기억되는 사례 중 하나였다. 채용 시 소요되는 비용(직간접비)을 고려한다면, 회사는 손해를 입었다. 채용 실패 Risk를 감소시키는 것 또한, 채용담당자의 주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결국, A급 면접관이 A급 지원자를 알아보지 않는가. 


아이러니하게 내가 '피면접자'가 돼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씁쓸하게도 '역량 검증'에 앞선, '경력기술서 의심에 대한 검증'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네, 근데 이거 진짜 본인이 이 기간 동안 다 한 거 맞아요?

  답답했다. 상황> 과정> 실행> 결과를 명확히 설명했음에도, 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한 번은 그 질문을 들은 후 면접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들을 이해한다. 짧은 기간 동안 교육을 시키고, 기회를 주고, 피드백을 주는 상사가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 가(이 부분에 대해서는 직전 상사에게 갚지 못한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 처음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싶다. '면접에서 거짓말이 통할까?' 물론, 가능하다 생각한다. 

면접과정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쓰지 않는 한,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면접관들도 모든 케이스에 대해 명확히 가려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럼에도,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 가. 화려한 경력기술서, 성과, 인성검사, 레퍼런스체크 결과 모두 입사 전에 페이퍼로 증명할 수 있다. 그러나, '수습평가 과정'은 단순히 페이퍼로 부족한 역량을 가릴 수는 없다. 

면접 참석 시 약간의 과장은 있어도 거짓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행위이기에, 스스로 조금 더 떳떳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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