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시온이의 성령충만한 꿈 이야기와 크리스천 가족의 꿈풀이
아이들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호기심이 참 많은 것 같다. 과일을 먹다가도 우리 집 막내 시온이는 씨앗만 보면 심고 싶어 한다. 무수히 그런 요청을 내게 해 왔지만 어찌 된 엄마인지, 나는 한 번도 '그래 그렇게 하자.', '어떻게 하면 될까?'라고 물어본 적이 없다. 8년째 키워보니 막내는 하고 싶으면 끝까지, 어떻게든 하고야 마는 집념이 있나 보다.
어느 날, 반 친구 한 명이 수일 내로 자기가 딸기를 간식으로 싸 오겠다고 선언을 했단다. 그 이야기를 기억한 시온이는 집에 와서 친구가 딸기를 가져오면 거기서 씨앗을 뽑아 심어보리라 다짐을 했단다. 그러고는 형에게 부탁해서 곧 딸기를 심을 예정이니 생수 PET 병을 잘라 화분으로 준비해 두었단다. 집에서 엄마에게 요청해 봐야 더 이상 될성싶지 않았던 게다. 학교에 가면 주변에서 흙은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터였으니 친구가 딸기를 싸 오기만 하면 '딸기 씨를 뿌려 딸기를 따보는 기쁜 일'을 맞이하게 된다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나 보다. 마침내 친구가 딸기를 간식으로 싸왔고 시온이는 기쁜 마음에 딸기에서 씨를 떼어 미리 준비해 둔 PET 화분에 심었다.
씨를 뿌리고 한 3주쯤이 지났을까? 시온이의 정성과 기대 때문이었는지 아주 작은 초록 싹이 하나 올라왔다. 바로 그날 저녁 식탁에서 시온이는 흥분에 차 있었다.
"엄마! 딸기 씨를 심었더니 초록 잎이 나왔어요."
예전에 둘째 시안이가 토마토를 키워서 가장 먼저 맺힌 소중한 한 알을 엄마인 나의 입으로 쏙~ 넣어준 기억이 나서
"시온이는 그럼 딸기가 예쁘게 나오면 그 딸기는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물어보았다.
귀여운 시온이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음.. 제일 먼저 엄마에게 줄게요."란다. 귀여운 아들이 말도 이쁘게 한다.
며칠 후, 아이가 한 주간의 짧은 방학을 맞이하면서 심어둔 화분을 집으로 가져왔다. 보일 듯 말듯한 초록잎이 눈에 띄기는 하였지만 며칠 전 나눈 대화가 생각이 났다. 저 작은 싹을 보며 빨갛고 달콤한 딸기를 상상하며 기대에 부풀었던 시온이의 기대가 얼마나 큰 꿈이었는지, 그렇게 자라난 딸기 한알을 엄마에게 선뜻 주겠다고 했던 아이의 마음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애지중지 방학 동안에도 분갈이를 해야 된다",
"아니다. 너무 작은 저 싹으로는 딸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혹시 모르니 아파트 화단에 심어 보는 건 어떨까."
등등
세 아이들은 설왕설래를 했고, 이틀 즈음이 지나자 내 눈에는 작은 잎마저 말라 보이지 않는 듯했다. 딸기가 생명을 다한 것에 대해 어느 누구도 확답을 하진 않았지만 며칠이 지난 일요일 아침 시온이가 일어나자마자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 제가 꿈을 꿨는데요. 우리 집에 있는 딸기가 죽었다고 나왔어요. 그런데요. 꿈에서 신기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완전히 죽은 딸기를 단 하루 만에 완전히 크게 자라게 하셨어요. 꿈속에서 하나님은 정말 그 일을 하셨어요." 아이의 목소리에는 놀람과 흥분이 함께 녹아있었다.
흐린 아침에 찌뿌둥한 신체 컨디션에 나는 대충 흘려들었다. 딸기 이야기는 시온이에게 아직도 계속되는구나 정도로 생각하며 대충 듣고 지나갔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 저녁 상을 차리며 시금치, 양파, 당근 각종 채소들을 다듬는데 다시금 시온이의 딸기 꿈 이야기가 떠올랐다. 시온이를 불러다가 꿈 이야기를 다시 조곤조곤 물어보았다.
"시온아, 아침에 들려준 딸기 꿈 이야기 다시 해 줄 수 있겠니?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
시온이는 죽은 딸기를 하루 만에 완벽하게 키워내신 기막힌 하나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럼, 그 꿈에서 본 하나님은 어떤 분이셔?"
시온이가 대답했다.
"죽은 딸기로 살리시는 하나님이요."
나는 다시 질문했다.
"그런 하나님은 시온이에게는 어떤 하나님일까?"
시온이가 다시 대답했다.
"못하는 게 없으시고, 뭐든 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요."
그러자 나는 성경에 나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 중에 주일학교나 성경 동화를 통해 들어서 시온이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의 예시를 들어 '전지전능한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누었다.
오늘 아이의 샤워를 돕다가 다시 딸기 꿈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나눈 대화를 반복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이야기라도 좋았다. 시온이의 딸기 꿈에 나오는 하나님은 시온이가 직접 만난 하나님 이야기이기에 나눌수록 설렘과 기쁨이 커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시온이가 이 딸기 꿈을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시온이가 어른이 되어서 아이를 낳으면 '아빠의 어린 시절 꾼 딸기 꿈에 나온 하나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은 강력한 돌파력을 탑재하고 사는 것이다.
그 힘의 원천은 인간인 우리에게도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이나 조건에도 있지 않다.
시선이 하나님을 향하고 있어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소망에서 모든 힘은 발산된다.
하루 만에 죽은 딸기를 살리신 하나님의 이야기를 통해 시온이의 마음에 그 하나님이 늘 기억되기를 기도한다.
엄마로서의 양육도, 학교에서의 교육도 결국은 이 하나만 완성되어도 대단한 성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