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녕서포구에서 시작해서 월정해수욕장, 세화해수욕장을 지나 제주해녀박물관에 이르는 17.6km의 제주올레 20코스를 다녀왔다.
동네 산책과 집 앞동산 수준의 등산을 즐겨하는지라, 제주 올레를 걷는 당일 여행을 가자는 친한 언니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이틀째 대구는 비가 쏟아지는데 제주의 일기예보는 구름이 적절히 있는 맑음이었다. 제주 여행을 자주 해왔지만 렌터카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너무도 오랜만이다.
김녕서포구의 단촐해 보이는 올레 20코스 시작점에 서자 설렘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걸으며 만나게 될 풍경들과 내 마음의 미풍들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17.6km에 대한 거리 감각도 없었다. 그냥 걷고 또 걷을 때 느낄 수 있는 충만함에 대한 기대만으로 첫 올레 도전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