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듣기 싸우기
요즘 좀 맘에 안 드는 너에게
어제 회사에서 작은 갈등이 있었어. 코드를 짜고 반영하려면 다른 직원 몇 명의 리뷰를 받아야 하잖아. 새로운 팀에 온 지 몇 달 지나니, 이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리뷰 스타일을 어느 정도 알게 됐어. 실수를 잘 찾아주는 사람, 참신한 질문을 해 주는 사람, 스타일이 좋은 사람, 그리고 오너쉽을 가진 코드만큼은 철통같이 지키는 엄격한 사람.
예상했겠지만, 그 엄격한 사람한테 리뷰를 받다가 어제는 좀 다툴 뻔했어.
내가 준비한 코드는 대부분 우리 팀이 오너쉽을 가진 거였고, 그의 팀 코드에는 단 한 줄 추가되는 건데도 그 리뷰어는 쉽게 지나가 주지 않았어. 더 시간 끌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내가 먼저 메시지를 보냈어. 나는 “지금 내가 쓰려는 방법이 문서에서 권장되는 방법이고, 이미 잘 사용되고 있다.”라고 했어. 그러자 그 리뷰어는 “하지만 이런 상황도 고려하면 효과적이지 않다”라고 반박했어. 듣고 보니 그의 말도 일리가 있어서, 나는 구현을 조금 바꾸하기로 했고, 그는 약속한 만큼만 바꾸면 바로 승인해 주기로 했어.
내 맘대로만 된 건 아니었지만, 대화를 마치고 나니 기분이 좋았어. 그가 최선을 다해 리뷰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나는 일상에서 뭘 지적하는 사람이 아니야. 누군가의 행동이 나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굳이 바꾸려고 하지 않아. 언뜻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귀찮은 거야. 왜 불편한지 설명하고 상대의 생각을 듣고 합의점을 찾는 모든 과정에는 시간과 정성이 들잖아.
항상 그래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잘해보고 싶으면 그게 일이든, 관계든 정성을 들여서 관여해야 하는 것 같아. 말하고 듣고 좀 다퉈야 해.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우리 교환일기, 요즘 왜 나만 써?
2022.10.6. 솔직히 좀 서운한 유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