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과 편가르기에 동조하지 마라

해체!

by Edit Sage

남에 대한 험담은 누워서 침 뱉기와 같다. 사실 사람은 남에 대해 험담을 함으로써 자기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나의 의식상에 비쳐진 타인의 형상은 곧 자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 내면에 전혀 없는 요소에 대해서는 인식 자체를 하지 못한다. 무엇인가를 인식했다 함은 해당 요소가 자기의 내면 속에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남에 대한 험담의 전파력과 파급 효과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강력하다. 남에 대해 험담을 하는 순간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결점에 대해 광고하는 것과 같고, 그것은 점점 살을 붙여가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나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 오게 된다. 설령 남의 험담에 그저 동조한 것 뿐이라고 하더라고 공범 또는 방조범으로 여겨질 뿐이다.

편가르기 역시 험담과 전혀 다르지 않다. 편가르기란 무엇인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것을 뜻한다. 적군과 아군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나의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적군이 탄생함으로써 아군이 탄생한다. 적군과 아군은 서로의 대립적인 관념에 의지해서만 인식될 수 있다. 적군 없는 아군, 아군 없는 적군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아군과 적군의 구분은 정신분열의 일종으로 보아야 한다. 자기의 관념상 구분, 즉 가상의 경계선 설정에 의해 아군프레임과 적군프레임이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 자는 자기 내면 속에서 가상의 경계선을 설정하고 끊임없이 자아분열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자아분열적 상태에 있는 사람이 자기의 분열적인 내면 상태를 외부로 표출한다면 그저 정신병를 앓고 있는 환자라고 여기고 그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자칫 자기 자신의 정신까지 분열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배타적인 대적자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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