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의 정체는 무엇일까? 언어를 걷어낸 세계, 즉 의식을 걷어낸 세계이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세상을 추상화하여 인식한다. 이것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구체적 세상에 대한 느낌에서 계속해서 멀어진다는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언어를 걷어낸 세상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므로 언어로써 그것을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없음’이라고 표현한다면 그 즉시 세상은 ‘있음’이라는 관념과 ‘없음’이라는 관념으로 양분되어 추상화된다. 굳이 억지로 표현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구체적인 세상은 ‘없음’이라는 관념도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것도 간접적으로 가리킨 것에 불과할 뿐이다. 언어, 즉 생각을 끊은 상태가 바로 있는 그대로의 구체적인 세상이기에. 언어가 아닌 느낌으로 그저 느껴볼 수밖에 없다. 동물들의 삶을 상상해본다면 그것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을까?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지진이 나기 전 동물들의 이상 반응을 떠올릴 수 있다. 동물들은 무엇을 느끼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