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지식을 접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생활의 편의를 신경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이다. 평안하고 행복하게 할 목적으로 지식을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지식을 다루는 목적이 평안과 행복이라면 지식은 쌓아가고 분류하기 위해 배워서는 안 된다. 자칫 자기 자신을 더욱 촘촘하고 정교한 감옥에 가둘 수 있기에. 지식은 그 내용을 해체하기 위해 다루어야 한다. 지식을 해체하기 위해 지식을 다룬다면 애당초 지식을 다루지 않으면 될 일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은 내가 다루고 싶지 않다고 해서 다루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혼자 고립해서 살지 않는 한. 어차피 세간의 어설픈 지식이 내 인식 속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지식의 세계 속으로 파고들어 그것을 해체시켜라. 해체하고 또 해체하여 더 이상 해체할 지식이 없을 때까지. 내 인식 속에 박혀 있는 그 어떤 관념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만일 나의 의식상 떠오르는 관념이 모조리 해체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해체하면 해체할수록 점점 더 통합되어 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