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사람은 서로 소통함으로써 연결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상호간의 방어기제는 서로 연결된 느낌을 차단함으로써 답답한 느낌을 가지게끔 만든다. 사람은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느끼는 순간 자기 역시 감정소모를 줄이기 위해 방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방어기제가 전제되는 한 대화를 하는 행위는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서로 방어하기 위해서 대화한다는 아이러니한 결론이 나온다. 벽에다 대고 독백하는 것보다 못 한,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의 대화가 오고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방어기제 없이 오로지 순수하게 맨 정신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의 에너지와 인식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세상의 독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순수함과 방어기제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