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허세를 내려놓아라. 이상만 높다고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겸허해져라. 일단은 겸허하게 눈 앞의 할 일에 집중해라. 그것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이상을 꿈꿀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이상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상을 포기한 채 죽어버린 시체, 마치 좀비처럼 의미없이 살아가라는 말이 아니다. 이상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고귀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현재 무엇인가를 실행해야 그 이상에 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나씩 천천히 묵묵히 우직하게 나아가라.
더불어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내가 품고 있는 이상에 대해 남에게 말하지 마라. 입만 산 떠버리로 비쳐질 뿐이며, 말을 내뱉은 바로 그 순간부터 남의 시선의 노예가 될 뿐이다. 나아가 목적지라고 여겨지는 곳에 도달했다고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나아가라. 애당초 목적지란 존재하지 않았으니. 이상이란 마치 아지랑이처럼 아무런 실체 없이 내 눈 앞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신기루 같은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