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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의 함정

해체

by Edit Sage

직접 대면했을 때는 좋은 느낌을 풍기던 사람이 이상하게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는 왠지 모를 싸늘함이 느껴진다. 그의 마음이 변한 것일까? 나의 마음이 변한 것일까?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사실은 그 무엇도 아니다. 그저 당신은 ‘카톡의 함정’에 빠졌을 뿐이다. 카카오톡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는 직접 대면했을 때와는 달리 언어적인 표현 형태만이 보일 뿐, 비언어적인 표현 형태는 느낄 수 없다. 애당초 전달 매체의 내재적 특성 때문에 반쪽짜리 표현 형태만을 주고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카톡의 함정’, 즉 비언어적인 표현 형태가 빠져 있는 그것의 특성을 은연중에 느끼고 되도록 상대방의 오해가 쌓이지 않게 온갖 이모티콘으로 치장한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동감 있는 비언어적인 표현이 빠져 있을 수밖에 없기에 오해가 쌓이는 것이다. 나의 오해는 언어적 표현 형태의 싸늘함으로 상대방에게 전달되고, 그것의 언어를 해독하는 상대방 역시 표현 양식의 싸늘함을 느끼고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반쪽짜리 표현 양식의 서글픔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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