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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인간의 서글픈 고귀함

해체.

by Edit Sage

당신은 유능한가? 그렇다면 당신은 서글픈 운명을 살게 될 것이다. 세상은 유능한 자를 가만두지 않는다. 세상은 유능한 인간을 질시한다. 모진 질시를 받고 성장한 유능한 인간은 인간혐오와 함께 방어적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그곳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다. 유능한 당신이 벼랑 끝에 몰려 기어이 나르키소스의 전례를 따르는 순간 당신은 죽음의 연못의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 지옥의 강 ‘스틱스’를 건너게 될 것이다.

세상은 유능한 인간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양단간의 선택을 강요한다. 세상의 숙주로써 기능할 것인지, 절벽에서 뛰어내릴 것인지. 세상에 순응하여 그들과 타협하는 순간 당신은 평생을 그들의 숙주로써 이용되다가 버려질 것이다. 세상에 역행하여 그들과 척을 지는 순간 당신의 인생길은 끝없는 혈풍이 이어지며 온통 붉은색으로 점철될 것이다. 그러므로 유능한 당신은 세상에 순응하지도 역행하지도 않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완성된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유능한 자가 완성된 인간으로 나아가게끔 끊임없이 등을 떠밀어주는 세상, 그를 점점 더 고귀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세상,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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