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로 되받아치기
레이건과 먼데일
1984년 미국 대선에서 먼데일 후보는 73세의 고령인 레이건 대통령의 나이를 물고 늘어졌다.
첫 번째 TV 토론에서는 먼데일이 유리했다.
먼데일보다 레이건은 상대적으로 늙고 피곤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 번째 TV 토론에서 먼데일은 쐐기를 박으려고 또다시 나이 문제를 거론했다.
"대통령의 나이가 좀 많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레이건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이슈로 삼지 않겠습니다.
상대 후보가 너무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에 미국 전체가 웃음바다가 됐고 레이건의 지지도는 급상승했다.
그리고 당선됐다.
위의 일화를 접했을 때 미국이란 나라가 참 부러웠다.
우선은, 이기기 위해 사활을 거는 승부에서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면서도 예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고.
이보다 더 부러운 것은 아무리 화가 나도,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유머와 위트로 부드럽게 넘어갈 줄 안다는 점이고.
그보다 더 부러운 것은 저런 담백한 유머에도 웃고 즐길 줄 알며 그런 사람에게 점수를 더 주는 국민이 있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