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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May 05. 2024

지리산 노고단 트레킹

지리산 노고단 털진달래


 4월 28일 일요일 지리산 노고단을 다녀왔다. 털진달래를 보기 위해서다.

 집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하였기 때문에 노고단에는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점심은 휴게소에서 준비해 간 김밥과 샌드위치로 해결했다. 사실은 산에 가서 먹으려고 준비한 것인데,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점심을 먼저 먹고 노고단 탐방지원센터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날씨도 좋고 일요일이라 방문객이 꽤 많은 편이었지만, 트레킹 코스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아서 주차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주차비는 후불. 3시간 정도 있었는데 5,300원 나왔다.

 지난번 두타연에 갔을 때도 봄이 늦게 시작하나 보다 했는데, 역시 지리산도 마찬가지였다. 나무마다 이제야 새싹이 돋아나 연두 연두 한 초봄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임도를 따라 걷기로 하였는데, 차량도 다닐 수 있을 만큼 길이 넓었다.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길이 있어서 그쪽으로 올라갔다. 

 짧은 지름길이 끝나고 다시 임도로 나왔다.

 자주괴불주머니 등 야생화도 눈에 띄었다.

 진달래는 낙화 모습도 아름답다.

 노고단 정상으로 향하는 입구로 들어선다. 

 진달래가 시작된다.

  이곳에서 방문객 체크를 한다. 노고단을 오르려면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 1,800여 명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사람에 의한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천왕봉으로 향하는 종주 길은 산불조심기간 동안 통제된다

 연둣빛 새순이  봄이라고 알려주지만, 멀리 보이는 전경은 아직 봄에서 덜 깨어난 모습이다. 천 고지가 넘는 곳이니 봄도 더디 오나 보다.

 역시 자연 훼손의 최소화를 위한 시설이다. 나무로 계단을 설치하여 그곳으로만 다닐 수 있게 해 놓았다. 

 관리공단 직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잡초도 제거하고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관리를 해  주어야  털진달래가 잘 살아나갈 수 있겠지 싶다. 

  진달래나무의 어디쯤에 털이 있어서 털진달래라고 부르는지 궁금해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기가 어려웠다. 검색해 보니 잎과 수술대 기부에 털이 있다고 한다. 

 털진달래는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정상부에서만 제한적으로 자생하기 때문에 자생지 보존이 필요한 식물이다. 그래서 노고단 출입도 사전 예약으로 방문객을 조절하는 것 같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나오는 나무로 알고 있는데, 털진달래는 잎과 꽃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철쭉인지 진달래인지 헛갈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진달래 군락지만큼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고지대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아름답게 핀 진달래가 낮은 산에서 피는 진달래보다 더 귀하게 여겨지는 느낌이다. 

 지리산 노고단 중계소가 보인다.

 평전은 추위와 바람 때문에 큰 나무들이 살지 못하는 곳이다. 주로 진달래 같은 키 작은 관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산다.

 내가 좋아하는 소백산 평전, 덕유산 평전처럼 노고단에도 시원한 평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숲이 우거진 산길도 좋지만, 큰 산 정상 부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평전과의 만남은 탁 트인 상쾌함과 더불어,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해져 힐링의 크기가 더 커지는 지도 모르겠다. 

 평전에서의 느낌을 알고 싶다면, 하지만 큰 산까지 오르기는 어렵다면 노고단 산행을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상 부근의 아름다운 털진달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맘껏 담아본다. 귀해서 더 사랑스럽다. 

 노고단 정상석이다. 노고단 탐방지원센터에서 편하게 올라왔지만, 해발 1,507m나 된다. 

 산 그리메가 내 발아래에 펼쳐지는 이 느낌.

 해발 1,500m~2,500m 지역을 아고산대라고 한다. 이곳의 기후는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안개일 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아 꽃 피운 털진달래다.

 설치된 데크를 벗어나지 않는 매너가 아고산대의 각종 식물을 대하는 방문객들의 필수 예절이다. 곳곳에 훼손되었던 자연을 복원시키느라 애를 썼다는 안내판이 많이 보였다. 

 '벌거벗은 우리 산~'이라는 노래를 학교에서 가르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우리의 산은 잘 지켜주기만 하면 이 아름다움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멀리 반야봉이 보인다.

 지리산 종주 인증을 구례 군청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화엄사 - 노고단 대피소 - 연하천 대피소 - 벽소령대피소 - 세석대피소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중산리탐방안내소 7곳의 스탬프를 찍으면 지리산 종주 메달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총 38km다.

 우리는 40대 후반에 늦게 시작해서 종주는 꿈도 못 꾸어봤지만, 짧게 벽소령대피소, 세석대피소, 장터목대피소, 중산리탐방안내소에서 천왕봉 산행 등은 당일로 다녀온 적이 있다. 가장 길게 걸은 때가 벽소령 - 세석대피소 - 장터목 코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는 다 추억 속의 이야기지만, 그래도 그곳을 다녀왔다! 는 자긍심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하고 준비해 간 과일 도시락으로 에너지 보충을 하였다. 

 내려갈 때는 임도를 이용했다. 체력에 자신이 떨어진 이후 상당히 조심스러워진다. 곧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 거제 종남산 산행에서 정상 300m를 남겨두고 힘이 들어서 나는 전망대에서 쉬고 남편만 다녀오라고 한 적이 있는데, 아마 겨울 동안에 체중이 늘어서 체력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 대피소인 현대식 건물이 완성이 되면 더 많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이곳에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취사장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아마 식당과 카페도 생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꽤 규모가 큰 건물이었다. 

 화엄사가 어디쯤 일지 찾아보라는 안내판 사진과 실제 풍경 사진을 찍어서 비교해 보았다.

 인도와 차도가 구별되어 있었다. 허가받은 차량은 이용할 수가 있다. 인도는 황마(야자 매트)를 깔아 걷기에 편안하였다.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라고 한다. 지리산을 산행하다가, 여행하다가 눌러앉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하다. 그만큼 지리산은 다른 산과는 다른 푸근함으로 안기고 싶은 느낌을 주는 산이 아닐까 싶다.

 지리산 산행 코스 중에서 트레킹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편안한 코스가 있어서 다행이다. 

 지리산. 어려우면 우리처럼 노고단 트레킹으로 다녀오면 된다. 

                                                                                                       ( 산행일 : 202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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