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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0. 2024
낮달맞이꽃
그저 흔한 꽃이 아닌 걸
전원주택의 사전적 의미가 농경지나 녹지 따위가 있어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교외에 지은 주택이란다.
즉, 마당이 있는, 다시 말해 잔디나 정원이 있는 주택을 뜻하는 것이리라.
나는 꽃을 키우기 위해 주택으로 이사 온 사람이니 당연히 마당이 필요했고, 그 마당에 잔디는 최소한으로 깔고 면적에 비해 상당히 넓은 꽃밭을 만들었다.
아무것도 심어져있지 않은 빈 화단에 첫해에 심는 식물의 성격은 최대 번식에 빠른 성장이었다.
몇 가지 식물이 선택되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낮달맞이였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거름기가 부족한) 생땅은 낮달맞이꽃조차도 발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노랑 낮달맞이는 조금 피었고, 분홍 낮달맞이는 아예 흔적만 보였다.
그리고 올해.
분홍 낮달맞이는 월동이 어려운 편이라는데, 월동에 성공했다는 지인에게서 한 삽 떠서 얻어왔던 것을 심었다.
노랑 낮달맞이는 월동을 잘한다고 해서 기다렸다.
아직 꽃가꾸기 초보라 싹이 나고 포기가 커지도록 작년에 심었던 자리라 짐작만 할 뿐 확신이 없었다.
드디어 분홍 낮달맞이가 먼저 피고, 며칠 있다가 노랑 낮달맞이도 피기 시작하더니 화단 가득 존재감을 나타낸다.
꽃잎은 여리여리하지만, 수로 승부하려는 듯 꽃봉 수가 만만치 않다.
옆에 있는 다른 화초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분홍 낮달맞이를 제법 쳐냈다.
그냥 버릴까 하다가 꽃병에 꽂아두었다.
지난번에 꽃병에 꽂았던 꿀풀은 꽃잎이 시들면서 마른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져서 불편했는데, 꽃잎 떨어지는 것도 없고 생각보다 오래가는 것이 기특하다.
흔한 꽃? 번식력이 좋아서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지, 꽃이 덜 예쁜 건 아니다.
귀한 것만 높은 가격으로 우대를 하고, 정성 들여 키우는 세상에서, 그들은 자신의 예쁨을 잘 알고 멋진 꽃을 피워낸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 갔다가 대접받는 분홍 낮달맞이 꽃 군락을 만났다.
물론 한 번 식재해 놓으면 별로 손 가는 일이 없이 알아서 번식하고 알아서 꽃을 예쁘게 피울 테니 참 초화 선정을 잘했다 싶다.
전주 수목원에서도 화단에 자리 잡은 노랑 낮달맞이꽃 무리를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