쎌프 화해

지구 지키던 시절 2012.10.18

by 갱구리

이것들이 이젠 뻑!하면 싸운다.

작은 놈은 작은 놈대로 고집 있어 절대 안 질라 그러고

큰 놈은 형이라고 지가 꼭 이길라 그런다.

변성기에 접어든 녀석이 굵은 목소리로 동생한테 버럭~

거릴 땐 나까지 움찔움찔... 할 정도다.


오늘 저녁에도 서로 뭐가 또 문제인지 티격태격 하더니

급기야 작은 녀석이 운다. 울어도 서럽게 한참을 운다.

그동안은 그냥 둘이 해결할 수 있게 지켜보고 적당히

중재를 해 주었었는데... 오늘 저녁엔 나도 인내심이 바닥이 났다.


뭐가 원인인지 따져 묻고 결판을 내 한 소리 할 심산으로 둘을 불러 앉혔다.

둘 다 자기 입장을 얼굴 벌~개가며 얘기한다.

큰 놈은 평소 동생이 너무 얄밉단다.

자길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게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좀전에도 동생이 자기 물건을 함부로 다뤘다고 화가 났단다.

쌓인게 많았던지 그러다 결국 큰 녀석도 눈물을 찔끔거린다.

작은 녀석은 자기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실수한 것에 형이 화부터 내고

자길 때렸다고 오늘 저녁일은 억울하다며 눈물이 끝도 없다.

뻔~한 잔소리를 했다.


그러고나서 셋 다 집 안 이 구석, 저 구석 각자 쳐박혀 얼마간의 침묵의 시간이 한참 흘렀다.

눈에 들어 오지도 않는 책을 펼쳐놓고 저것들을 어떻게 키워야 되나...

나름 심각하게 고민 중인데... 큰 녀석이 먼저 동생에게 말을 거는 소리가 들린다.


며칠 뒤 작은 놈 생일을 맞아 문방구에 침 발라놓은 이천냥짜리 레고를 지 용돈에서

사주겠단 약속을 하자 작은 놈이 금방 또 산뜻해져선 "오케이~~!!" 케발랄하게 외친다.

생일날 되서 사면 다 팔리지 않겠냐는 둥... 미리 사놔야되지 않겠냐는 둥

그 선물을 언제 살껀지에 대한 논의로 둘은.... 화기애애 모드로 급 전환되었다.

엄만 아직 세상 심각한데... 지들은 벌써 풀렸다.


뭔가... 그...

늘상 이런 채인 일상인데도

나만... 늘 적응이 어렵다.


그래도 먼저 화해하려 애쓰고 그걸 또 뿌리치지 않고

지들 나름대로 해결이 되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