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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RDY Jun 27. 2024

#19 내 안에 발끈쟁이가 산다!

감정... 언제나 환영한다

내 안에 발끈쟁이가 산다!


사람 마음이 참 웃긴다.

근 1년 만에 보는 지인과의 약속이 있는 날.  혹시 내가 늦어 기다리게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맘에 서둘러 지하철을 탔다.  여유 있어 보이는 시간에 맘이 편하다.


그때 카톡이 온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겠다는 것.  사정이야 있다지만 나는 서둘러 일찍 가는데...

순간, "우씨, 뭐야!"라는 속말이 나오며 짜증 비슷한 것이 올라온다.


웃을 일이지만, 금방 내가 먼저 가야겠노라는 넓은 맘은 온데간데없다. 10분이 뭐 그리 대수라고 잠깐이지만 짜증이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가끔 미리 얘기도 안 하고 약속 시간까지 연락도 없는 사람도 있었고, 나 역시도 약속 시간을 칼같이 지키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가끔 생각한다. 나도 속에 화가 많음을. 단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큰일보다 이런 작은 일에 오히려 툭하고 감정이 올라올 때가 있다. 정말 소소한 것, 말 한마디에 발끈하는 감정이 올라올 때 당황스럽다.

거품이 꺼지듯 금방 사그라들지만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내 안의 억눌린 감정이 신호를 보내고 있음이리라.

휴, 감정이란 놈은 참 끈질기다.
좋은 감정은 머물기를 싫어하고, 나쁜 감정은 머물겠다고 난리고 잘 가라고 해도 고집이다.

오늘 툭하고 나를 친 감정을 환영하고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 본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도 닦는 사람도 아니고 매 순간 천하태평으로 허허거리며 살 순 없잖아.
괜찮아! 앞으로도 계속 그러려무나.


나를 건드리는 현재의 감정은 아직 내가 해결하지 못한 숨은 감정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 그 어떤 주된 감정이 가장 밑바닥에서 언제든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을까? 감정을 알아차리고 해체해 가는 과정은 내가 나로 제대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힘들지만 즐겁다. 오늘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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