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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May 23. 2024

마레지구의 휴일~

마레지구의 휴일~

마레지구로 향하면서, 나는 신디에게 물었었다.


신디, 마레지구엔 뭐가 있어??


그리고 이 말은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내가 신디에게 묻고 싶은 말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대체 뭐가 있는 거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모르겠다.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그저 무작정 걸었다는 기억뿐?? 그저 걸었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걸어 다니다가 특이한 상점이 있으면, 들어가서 구경하고. 그렇게 다녔던 시간이었다.


독특해 보이는 컨셉의 상점들이 꽤나 있었다. 건물도 아기자기하고도 예뻤고.


날이 좋아서 그런지 약간 토익 시험지 사진 자료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어느 외국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해서 내내 산뜻한 마음이었던 거 같다. 내가 산뜻한 마음이 든다는 게 얼마나 기적 같은 말인지 신디는 알까?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는 것도, 생각이 없이 거니는 것도 나에게는 꿈과 같은 일상임을 알까..


마레지구에 걷는 내내 생각 없이 평화로운 일상인 것처럼 있었던 거 같다. 그런 마음이 자연스레 들만한 장소였다. 외국이라서 느끼는 일시적인 감정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이런 의문은 내내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는 어떤 곳이야??


의사소통이 안 통해서 지레짐작만 할 수밖에 없었는데, 느낌상 우리나라로 치면 동대문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상가 건물들마다 도매로 주얼리나 패션 관련 물품들을 팔고 있었고. 어떤 상점에 들어가려 하는 신디와 나에게 종업원이 이렇게 말을 하기도 했으니. 


도매상이 아니면 나가~


동대문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강한 설득력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진짜 종업원이 저리 말했었다는.. 한기 철철 넘쳐흐르는 듯한 말투로 우리를 향해 쏘아 냈는데, 부장님인 줄??? (부장님 죄송합니다~~~ㅎㅎ)



아무튼 나에게 마레지구는 그런 곳이었다. 그저 일상과 같았던 곳..

조용히 여유를 가지고 걸을 수 있었던 거리.



그렇게 계속 걷다가 중국 식당들과 카페들이 즐비하길래, 차이나 타운인가? 싶었었는데. 우버 택시 기사님 말로는 파리에도 중국 자본이 너무 침투했어서 파리 대부분을 차지함과 동시에 그들끼리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여기도?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아직 세상에 대해 뭐가 옳고 뭐가 그른 건지, 열심히 배워야 하는 입장이니. 이 또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러고 보면, 파리에 와서 이 이외에도 느낀 점들이 참 많다. 앞에서 여러 얘기들을 하긴 했지만, 그 이외에도 굳이 말해보자면, 법규준수였다. 샹젤리제 거리를 거닐다가 횡단보도를 건넜어야 했는데.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색인데도 당당히 단체로 걸어버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걸어가는데, 이에 적잖이 당황하고 말았지 뭔가? 그건가? 싶었다. 대충 어림짐작해서 파란 불로 바뀌었겠지 생각하고 건너는데, 


어라? 왜 아직도 빨간불이지? 딱 이때쯤이면 파란불이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일단 건넜는데 어떡해~~ 마저 걸어야지~~ 


이건가? 싶었달까? 


그리고, 도로에도 자전거가 당당히 활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자전거가 마치 차보다 우위를 점하는 듯해서 이 나라는 자동차로 도로를 활보하기에 최적화되지 않은 곳인가? 하는 인상을 받았었다. 


또, 이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었는데 슈퍼에서 즉석에서 착즙 해서 주스를 만들어 파는 기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와 닮은 점이 있는 듯 보이다가도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보면 아직은 우리보다 한참이나 앞서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차림새가 깔끔하고 정돈되며, 다양한 개성의 색감을 뽐내는 사람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부였다는 점도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신디와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거닐었었다. 그러던 중, 한 상점에 들렀었는데. 그곳에서 신디가 주얼리 디자인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한국에는 없었던 모양자를 발견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신디는 그 모양자를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간절히 사고 싶은 건데,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나는 신디에게 말했다.


"네가 사줄 테니까, 빨리 골라~"


신디가 바로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래도 돼??? 고마워~~~ 노아~~"


아이같이 좋아하는 신디를 보며 내심 흐뭇했다. 애인이란 무얼까.. 


애인이라는 건 어떤 걸까? 


예전 같았으면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 꿈을 먼저 생각하면서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걸 노력해야 할까? 에만 골몰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디와 함께 하면서 애인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고. 재정립할 수 있었다.


애인이란, 서로의 꿈을 남몰래 응원하고 서포트해 주는 관계이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비웃더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꿈을 응원해 주고 지원하는 것. 그게 바로 애인이 아닐까..


데이트를 하면서, 개인 시간이 줄어든다고 불평했었다. 물론 지금도 가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에게 신디가 없었으면 감히 파리 여행을 할 생각을 했을까? 이 글을 쓰고 있었을까? 이번 여행 내내 내가 느꼈던 것들을 느낄 수 있었을까? 내 세계관이 확장할 수 있었을까? 


이 모두 신디로 인해 가능했던 일이었다. 신디를 만나며 알게 모르게 내 꿈은 커져가고 있었고 확장되어가고 있었다. 발전되고 있었다. 그런 신디를 위해 나도 조금이나마 그녀의 꿈을 지원해주고 싶었다. 


고작, 모양자 하나지만 말이다(내 마음 알지? ㅎㅎ)


상점에서 모양자를 사고 나온 우리. 그리고 거닐면서 여러 얘기들을 하면서 다시 걷고. 어떤 이름 모를 상가 건물에 멈추고. 구경하고.. 그렇게 거닐고 멈추고 얘기 나누다가 어느새 도달한 마레지구의 종착지..


그 종착지에서 우리는 다음 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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