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아~ 드디어 저희들이 번역한 책이 곧 출간된다고 하네요~ 출판사에서 개개인 당 5부 정도 배부된다고 하네요~”
플래너의 솟구치는, 각종 스드메 관련 샵들 예약에 빗발치는 신디의, 각종 샵들 컨택 요청에 매일매일 정신이 소멸되는 듯한 나날 중 켈빈으로부터의 우리 책 출간 소식을 들었다.
때는 바야흐로, 1년 하고도 몇 개월 전쯤이었을 것이다. 이전 회사에 내가 갓 입사했던 때, 당시 팀장이었던 켈빈이 팀원이었던 아이언과 나한테 이런 제안을 했었다.
“아이언, 노아~ 제가 연구소장님으로부터 어떤 제안을 받았었는데요. 어떤 외국 서적을 번역하는 일이에요~ 그런데 그 책이 데브옵스와 관련된 내용이라, 두 분과 관련이 있을 거 같은데요~ 혹시 제가 그 책을 번역할 때, 데브옵스 관련 자문을 맡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 희가요?? 왜요??
입사한 지 1개월 조금 넘었을까? 회사를 살아남는 술수와 처세보다는 의욕과 열정으로 가득하던 때.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켈빈의 제안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었다. 자문이라고? 내가 뭐라고?? 아직 주니어인데? 그리고 IaC나 테라폼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은 말로 거절할까?를 생각하던 찰나에 아이언이 바로 대답하였다.
“네~ 좋습니다~”
아놔.. 왜.. 아이언은 당시 나와 같은 직무였고, 어떻게 보면 직속 상사였다. 그런 분이 하겠다고 했으니.. 나의 선택지는 그 순간 부로 이미 정해져 버렸다. 자문하는 걸로.. 그래서 원망 어린 눈빛으로 아이언과 켈빈을 번갈아 보며.. 켈빈이 나를 보자, 이렇게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저.. 저도 좋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이게 자문이 아닌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으니~ 갑자기 켈빈이 출판사 직원 분과의 메일에 아이언과 나를 참조에 넣으면서부터 느낌이 쎄하다 싶었다. 그래서 아이언에게 내가 말했다.
“아이언.. 이거.. 자.. 문 맞나요?? 출판사 직원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번역 얘기가 나오는데요??”
“그러게요..?? 일이 점점 커지는 거 같은데요..”
급기야 우리들 이력과 프로필 정보까지 출판사 직원이 요구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었고. 출판사 직원과의 미팅이 있고 나서, 아이언과 나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뭔가에 우리가 휘말리게 되었다는 강한 확신을 얻게 되었으니..
아이언이 켈빈에게 말했다.
“켈빈.. 이거 일이 커지는데요??”
나도 켈빈에게 말했다.
“출판사 직원하고 계약을 하는 거 같은데요?? 출간 계약이요.. 분명 자문..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 그러게요.. ”
아..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어쨌든 출판사 직원 분 들하고 출간 계약이 이루어진 시점부터, 켈빈과 나, 아이언 이렇게 세 명은 꼼짝없이 책 번역 작업을 해야 했다, 그 책 코드 검증까지.. 그러나, 이후 아이언이 번역 작업에서 빠지고 나서, 켈빈과 나 이렇게 번역 작업을 하게 되었고. 내가 코드 검증 작업을 전담하여 진행하면서 그렇게 1년 정도를 업무 틈틈이 쉬지도 못한 채 프로젝트에 매달려야 했고. 그 끝에 번역 작업 종료. 그러고 나서 몇 개월 정도 지난 오늘에서야 이렇게 책 출간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감회가 새로웠다. 내 이름으로 번역한 책이라니~ 내 꿈이 작가긴 한데, 이런 식으로 일단 그 꿈을 이루는구나~하고 감회가 새로웠었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한테 자랑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 자랑도 잠시. 5부나 되는 책을 누구누구한테 줘야 하나? 란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일단 인프라 관련 책인데, 누구한테 줘야 하는 게 좋을까? 우선, 한 권은 내가. 그리고 신디에게도 한 권 주고. 나머지 한 권은 그 카페 사장님한테~(내가 책 출간할 거라고 자랑 많이 했었고. 그 사장님께서 많이 궁금해하시고 그러셨었다. 그리고 프로포즈 때 도움도 많이 받았으니, 그에 대한 답례로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었다.) 그리고 2권이 남는데? 고민을 많이 해보았다. 이왕 줄 거면, 그 책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던 찰나에 한 사람이 떠올랐으니, 이전 회사 후배였다. 끈기 있고도 긍정적으로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 그 이상을 해내는 사람. 학구적이고 성실한 자세가 몸에 배어있는. 그리고 나한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떠한 업무를 같이 했다고 할 수 있는 내 유일한 동료. 내가 유일하게 동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후배한테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후배한테 내 책 소식을 알렸으니.
“지니 님~ 제가 번역했던 책이 있는데, 그 책이 이번에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요~~??? 와 대박~~!!! 선배님~~ 대단하세요~~ 제가 다 감격스러워요~~”
“아..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지니 님~~ 한 5권 정도 받을 거 같은데, 한 권 드릴게요~ 나중에 한번 뵙죠~”
이에 지니 님은 웃으며 말했다.
“네~~ 좋아요~~ 조만간 일정 잡아보죠~~”
이렇게 지니 님과의 만남이 정해지게 되었으니.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의 지니 님과의 만남은 한 3년? 같이 다녔던 회사로부터의 퇴사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