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물 위에 떠있으려면 힘을 빼야 하는 것처럼 '나 혼자 산다'의 삶도 힘을 빼고 유연해져야 하는 것 같다.
패키지 여행자들과는 달리 배낭하나 매고 내 맘대로 코스 짜고 바꾸고 우연한 만남을 즐거워하는 자유여행자처럼 말이다.
각각 여행지가 다른 개성 강한 '언니들' 사이의 선을 넘지 않는 느슨한 교류와 살핌은 최소한의 안전망.
그러고 보면 제대로 자맥질하기나 즐거운 자유여행자가 되려면, 변화하는 나를 알고 그런 나를 사랑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삶이라는 항해를 위한 연료로 내가 내게 뭘 채워줘야 할지를 알 수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도 나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러워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파타 中 -
요즘 '언니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코앞으로 닥친 노후에 관한 준비가 단연코 화두다.
일단 받아들임이 되면 향후 어떻게 시간을 보낼 건지, 그에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처럼 현실적인 고민들이 앞선다. 그리고 계속 혼자 살까? 에 대하여는 새삼 논할 필요도 없다는 '그냥 쭉 혼자 산다 파'와 '기회가 되면 아니다 파'가 있다.
'기회가 되면 아니다 파'는 연애에 대해, 결혼에 대해 아직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 언니의 연애로움.
그 언니들 중 '기회가 되면 아니다 파'에 속한 '제제'.
춤은 생기로운 삶을 위한 마중물인가?
줌바댄스가 재밌다고 했던 제제는 더 이상 사랑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몇달 전에 '아님 말고 정신'에 대해 그녀의 도예작업실에서 언니랍시고 읊어 대며 수다를 떤 적이 있었는데, 읊어 대기만 했지 아직도 이러쿵저러쿵혼자서 따지기만 하고있는 나와는 확~연히 다르게제제는 오랜 연애 휴지기를 끝내고 단도직입적으로연애를 재개했다.
최근 짧은 시간 용감히 대시도 하고 대시도 받았다.
(쿨!)
그리고 서툴지만 정성을 들여 자신의 의사를 제제에게 표현한 한 사람과 연애를 시작했다.
(왠지 예뻐진다 했더니~!)
그녀의 작품처럼 딴딴해 보이지만 사실 섬세하고 감수성 터지는 '제제'.
진심 축하해 주는 내게 '제제'가 얘기해 주었다.
나에게 사랑을 채워주고 싶었다고
사랑을 기다려왔다고 그래서 늘 '그 사람'과 함께 볼 그해 최고의 클래식 공연 티켓을 매년 미리 사두었다고 그리고 '그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아 환불했었는데...
(이때 나는 진심 감동 먹었다. 내가 살짝 울컥하니 담담하던 그녀도 뭔가 올라오는 듯했다.)
나는 물개 박수를 쳐주었다.
두장의 티켓.
감동 그 잡채!
듣고 보니 제제는 한번도 사랑을 연애를 포기하지 않았던거 같다.
“우리는 어느 별에서 내려와 이제야 만난 거죠”
-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루 살로메에게 말했다고 한다 -
사실 나도 제제와 같은 파인데...
오~ 제제가 부러워지면 나도 연애를 하게 되려나...??
얼마 전 TV 재방송을 보다가 기타를 너무 잘 치는 지현우를 새롭게 발견하였다. 그때 "누가 나 좀~" 이란 노래를 알게 되었다. 너무 감정표현에 직설적이고 심히 오글오글 거리는가사의 노래인데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인 지현우가 작사를 했다고 한다. 죽은 연애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