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찌마숑_추억섬의 비밀
무한의 시계탑이 있는 분수대 거리
시계탑의 초침이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
초침소리 째깍...... 째깍....... 째깍.......
분수대에 발을 담그고 있는 샘의 뒷모습
시계탑의 아랫부분에서 기다란 머플러가 뜨개질되고 있다.
쉼 없이 뜨개질되고 있는 기다란 머플러
샘, 복잡한 표정으로 멍하니 시계탑을 바라보고 있다.
힘겹게 돌아가고 있는 시계탑의 초침
그와 동시에 계속 뜨개질되고 있는 기다란 머플러
초침소리 째깍...... 째깍....... 째깍.......
샘을 숨어서 바라보고 있는 피기팝의 뒷모습
정확하지 않는 형상만 드러난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샘에게 다가가려 하는 피기팝
그 순간, 날카롭게 고개를 돌리며 경계의 태세로 일어서는 샘
피기팝, 재빨리 숨는다.
가쁘게 숨을 고르는 피기팝의 정확하지 않는 형상만 드러난다.
샘의 시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고개를 갸웃거린다가 허탈한 표정으로 변한다.
샘 ..... 예민...하군....
다시 시선을 돌려 무한의 시계탑을 바라보는 샘
샘 (시계소리를 따라 읊조린다)..... 째깍.... 째깍....
숨은 곳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밀어 샘을 바라보는 피기팝
복잡한 표정의 샘
샘 ....째깍.... 째깍..... 언제.... 멈출까?
샘. 분수대에 주저앉는다.
분수대의 물에 비치는 자신을 바라보는 샘
손을 뻗어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흩트린다.
마치 믿기지 않는다는 듯, 혹은 지우려는 듯... 일렁거리는 물그림자가 잦아들면 다시금 비쳐지는 샘의 모습
샘 (길게 한숨) 하아.....
샘, 물에 젖은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초침소리 째깍...... 째깍....... 째깍.......
(샘의 회상 1.)
폭탄스위치를 들고 있는 킬러의 손으로 변한다.
킬러 (즐겁다는 듯) 째깍.... 째! 깍!
폭탄 스위치를 누르는 킬러의 손
킬러 It's Time!
폭발하는 자동차!
킬러 (억눌린 웃음소리) 크크크....
폭발한 자동차 주변으로 사람들 웅성거리며 난리법석을 피운다.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 킬러의 뒷모습
킬러, 폭탄 스위치를 유유히 뒤로 던진다.
폭탄 스위치가 거리에 떨어진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엉킨 발에 의해 박살 나는 폭탄 스위치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와 킬러의 웃음소리만 남는다.
킬러 (억눌린 웃음소리) 크크크....
(다시 현실)
샘, 자신의 텅 빈 손을 신경질적으로 움켜쥔다.
샘 제기랄....
무한의 시계탑이 12시를 가리키며 종이 울린다.
종소리 뎅! 뎅! 뎅! 뎅! 뎅! 뎅! 뎅! 뎅! 뎅!
(샘의 회상 2.)
높은 빌딩 옥상
거리의 빌딩 사이로 스나이퍼 총을 겨누는 킬러의 모습
킬러의 손목시계에서 12시 알람이 울린다.
알람소리 삑삑- 삑삑-
동시에 방아쇠를 당기는 킬러의 손
킬러 It's Time!
킬러의 스나이퍼 총 조준경 너머, 저 멀리 빌딩의 사무실
겨냥되어 있던 남자가 서류를 떨어뜨리며 쓰러진다.
총을 분해한 뒤 가방에 담는 킬러의 뒷모습
킬러 (억눌린 웃음소리) 크크크.... 바람 좋고. 날씨 좋고.
경쾌한 걸음으로 옥상 계단 아래로 사라지는 킬러의 모습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텅 비는 옥상
(다시 현실)
샘을 일깨우듯, 마저 우는 종소리
종소리 뎅! 뎅! 뎅!
종소리가 끝나면, 기묘한 정적과 함께 희미하게 바람이 분다.
살랑거리며 흔들리는 분수대의 물표면
동시에 분수대의 물에 비치는 샘의 모습도 흔들린다.
어디선가 킬러의 휘파람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듯하다.
샘 젠장할...!
샘, 자신의 두 손으로 거칠게 분수대의 물을 내려친다.
물보라와 함께 사라지는 물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
보기 싫은 듯, 거칠게 일어나려다 휘청거리는 샘
숨어있던 피기팝, 걱정스런 마음으로 샘에게 뛰쳐나가려 한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들리는 폴K딕의 수다스러운 목소리가 피기팝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폴K딕 예~! 여기는 무한의 시계탑이 있는 분수광장입니다.
피기팝, 다가오는 무찌 일행과 주저앉아 있는 샘을 번갈아 바라보며 머뭇거린다.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무찌 일행.
무찌 무한의 시계탑?
결국, 빠르게 몸을 숨기는 피기팝과 여전히 주저앉아 있는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