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손잡이 가위

어른을 위한 창작동화

by 마이드림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있어요.

사각사각... 사각사각...

내가 열심히 일을 할 때면

들려오는 소리랍니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할 때가 제일 신나요.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으니까요.


나는 내 일에 보람도 느껴요.

손가락이 원하는 모양으로

매끈하게 잘라주는 일을 하고 나면

얼마나 기분이 좋다고요.


특히 신나는 날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종이인

색종이를 잘랐을 때랍니다.

고운 색깔을 가졌지만

모두 똑같이 네모난 모양이었던 종이를

다양하게 변신시켜 주고 나면

되게 뿌듯해져요.


내 이름은 분홍.

분홍 손잡이를 가진 가위라서

모두들 그렇게 불러요.

이 집에는 파랑 손잡이 가위도 있는데요.

손가락은 모든 자르기를

나에게 맡기고 았었답니다.


왜 내가 전담을 하게 됐냐고요?

내가 가진 손잡이의 구멍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손가락한테 딱 맞는 느낌이래요.

"어디 보자, 오늘도 분홍이 당첨!"

매번 손가락은 분홍 손잡이인 나를

선택해 주곤 했어요.

덕분에 나는 활발한 활동을 하던

가위였다 이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손가락의 앞에 종이가 좀 많았는데요.

사각 소리를 너무 좋아하는 나답게

자를 종이가 많다는 이유로

들떠 있었어요.

"야호! 오늘은 더 신나는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겠는걸."


그동안 내가 자른 종이가 많았거든요.

얇은 종이부터 조금 두꺼운 종이까지

상당히 많은 경험을 쌓아왔기에

"종이 자르기는 나에게 맡겨라"하는

자신감이 넘치는 가위가 되어 있었죠.


그런데 오늘은 뭔가 이상했어요.

손가락이 전에 없던 욕심을 부렸거든요.

잘라야 할 종이가 많아서 빨리해야 한대요.

흰 종이들을 너무 많이 포개더니

나보고 한꺼번에 다 자르라고 하지 뭐예요.


아, 이건 말도 안 돼요.

이렇게 많이 겹쳐서 자르면 삐뚤삐뚤

안 예쁘게 잘라진단 말이에요.

한 장씩 사각사각 소리가 나게

잘라주어야 예쁘게 잘린다고요.


내가 사각사각 소리를 왜 좋아했는데요.

대충 자르고 마는 것이 아닌,

하나씩 정성 들여 자르는 것에 대한

가위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던 거였어요.


그래서 손가락을 보며 강하게 거부했죠.

"이렇게 무리하게 자르면 가윗날도 상하고

손잡이에도 충격이 갈 수밖에 없어.

나는 그렇게는 할 수 없어.

오랫동안 건강한 가위고 싶으니까."


그런데도 '빨리빨리 끝내버리자'를

선택해 버린 손가락은,

소통하기를 거부하고 끝내

무리한 시도를 하더군요.


"어차피 손가락인 내 힘이 없다면

분홍이 너 혼자선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그러니 가위인 너는 손가락인 나를

무조건 따라야 해."


아무리 봐도 한꺼번에 자르려는

종이의 양이 너무 많았어요.

그것을 자르려는 손가락의 시도에

내 몸이 부서질 것만 같은 충격이

전해져 오더라고요.


"손가락! 잠깐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세게 눌러대면,

종이가 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서져.

제발 한 장씩만 자르게 해 줘.

아니면 두 세장까지는 최선을 다해볼게."


나의 말을 듣고도 손가락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어요.

욕심의 바람이 손가락을 감싸버린 순간

손가락은 생각이 마비된 것 같았죠.

오히려 있는 힘을 다해 손가락에 힘을 주더군요.



내가 가위질했던 세월이 몇 년인데요.

이런 두께를 내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손가락도 다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세월이 흐른 만큼 나의 몸도 많이 약해졌다고요.

가윗날도 손잡이도 말이에요.

그러니 손가락은 내 말을 들어줬어야 했어요.


손가락의 고집스러운 시도 때문에

처음에는 몸이 뻐근하기만 하더니

어느새 한계에 다다르고 말았죠.

계속되는 압력에 버틸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내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어요.


뻑.... 빠지직......


"아... 아악...."

나는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러야 했죠.

손가락이 내게 무리하게 가한 힘은

결국 내 손잡이를 망가뜨렸어요.

플라스틱 부분에 금이 가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작은 조각이 부서지면서

튕겨져 나갔거든요.

그때만 해도 쇠와 연결되어 있던

나머지 플라스틱 모든 부분이 분리되어

쑥 빠져버릴지는 몰랐어요.


나는 가위인데...

종이를 자르려면 손잡이가 있어야 하는데...

손잡이가 망가져버린 거라고요!!!


손가락 때문에 깨진 조각이

내 앞에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

심정이 어땠을 것 같아요?

너무 아프고...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이게 다 손가락 때문이야!!!

그래서 내가 한 장씩 자르자고 했잖아.

큰 가위도 아닌 내게,

왜 그렇게 무리한 일을 시켜서

이런 부상을 당하게 만드는 거야."


처음부터 이건 무리라고 했음에도

내 손잡이를 망가지게 한

손가락이 너무 미웠어요.


손잡이가 분리되고 나서야

손가락도 당황했지요.

그런데요. 내가 엉엉 울고 있는데

그 와중에 하는 말이 너무 싫었어요.


"아휴... 이걸 어떡하지. 한쪽 손잡이가 없어도

가위질은 가능한 건가?"


맙소사!

내 소중한 손잡이가 망가졌다고요!

손가락은 나를 망가지게 만들어 놓고

어떻게든 종이를 자를 생각밖에는

하지 않는 건가요?


손잡이 두 개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한쪽이 빠져 버렸으니까 가위질이 될 리가 있나요.

이제는 얇은 종이 한 장도 자를 수가 없다는 것을

손가락도 그제야 실감하더군요.



설마설마했는데...

정말로 가위로서의 내 역할이

강제로 끝나버렸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충격이 컸어요.

내가 종이 자르기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내 잘못도 아닌 일로 손잡이 뽑히는 것이

말이 되나요?


나는 그래도 기대가 있었거든요.

손가락이 나한테 사과는 할 줄 알았어요.

나한테 미안해서라도 나를 재빨리

고쳐주기는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요.


그런데 손가락은 당황만 했을 뿐

부서진 조각을 요리조리 맞춰보더니

잘못 붙이면 다시 떼는 것도 힘들겠대요.

그러면서 나를 뒷전으로 미루지 뭐예요.


일단 눈앞에 있는 종이부터 잘라야 한대요.

그래요. 하던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맞긴 하죠.

그렇지만 나는 너무 마음을 다쳤단 말이에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내가 혼자 까불다 다친 거 아니잖아요.

손가락이 아니었다면 나는

망가질 일도 없었다고요.


더 속상한 건요.

"내가 꼭 접착제 붙여줄게"라고 해놓고

빨리 실천을 하지 않더라고요.


나는 뻑 소리 나면서 금이 갔을 때보다

빠지직하면서 내 몸이 분리됐을 때보다

손가락이, 망가진 나를 구석으로 밀어버릴 때

더 많이 충격을 받았어요.



며칠 뒤,

손가락이 파랑 손잡이 가위를 꺼내서

다시 작업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요.


손가락의 고집 때문에 나는 피해를 입었는데

파랑이한테는 같은 실수를 하진 않더군요.

내게 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좋은데

이렇게 금방 바뀔 거면서 그럼 나한테는 왜?

라는 억울한 마음에 괴로웠어요.


파랑이를 생각하면 잘된 일이긴 해요.

파랑이는 오랫동안 일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갑작스레 작업량이 많아진 오늘이

파랑이한테는 굉장히 피곤했을 거예요.

그런데도 열심히 일을 끝내고 나서는

내 걱정까지 해주더라고요.


"분홍아, 너 괜찮니? 많이 아프지?"


"파랑아, 나는 지금 아픈 것보다

종이를 자를 수 없게 된

(가위의 모습을 잃은) 내가 더 슬퍼.

이제 나는 어쩌면 좋지?"


"분홍아,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손잡이를 다시 붙여주지 않을까?

그동안은 자르는 일을 너 혼자서 하느라

쉬지도 못했잖아. 이럴 때 좀 쉬어.

기다림이 언제까지일지 우리는 모르니까

무엇보다도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괴로움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


그래요. 나도 파랑이의 말처럼

이럴 때 좀 쉬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서진 손잡이만 생각하면 너무 속상했는데

파랑이의 말이 좀 위로가 됐어요.


나에겐 억울한 강제 휴식이 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파랑이는 일을 하게 됐으니

한편으론 잘 된 거 같아요.


그동안은 분홍 손잡이가 좋다면서

나에게 기회를 몰아주는 손가락 때문에

파랑이는 몇 년이나 대기만 하는 신세였거든요.

그런데도 파랑이는 나를 질투하지도 않았고

늘 나를 응원해 주는 좋은 친구였어요.


그래, 이렇게 된 거 나도 좀 쉬고

파랑이도 일할 기회가 생겼으니 다행이잖아?

그렇게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에는 좀 효과가 있는 것 같았는데

나는 파랑이처럼 인내심이 강한 가위는

못 되는가 봐요.

자꾸만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졌어요.



분명히 손가락이 접착제를

붙여준다고 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망가진 내 손잡이를

고쳐주질 않는 거예요.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요?


빨리 고쳐주지 않을 거면

부서진 조각들을 보관이라도 잘해주던가요.

손가락은 절대 잃어버릴 리가 없다는 듯이

책상 위에 그냥 던져 놓으니까

나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이러다가 고쳐주지도 않고

그냥 나를 내다 버리는 거 아닐까요?

손가락도 시간이 갈수록

파랑이로 자르는 것에 익숙해져서

다시 나를 찾을 일도 없어 보이던데

내가 돌아갈 자리가 없어 보이는 것이

너무 불안했어요.


기다림의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나의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니

마음의 평온이 사라져 버린 상태였어요.


차라리 확 내다 버리면 포기라도 할 텐데

나를 버리지도 않으면서 고쳐주지도 않는

손가락이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나 혼자만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가위가 된 것 같았어요.


자꾸 불안한 마음이 커지니까

안 좋은 생각만 가득해지는 것도 힘들었어요.

내가 가위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시도 때도 없이 마음을 쑤셔댔어요.

망가진 손잡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종이 한 장도 자를 수 없게 된 내가

계속 가위라고 불릴 수 있는 건가 싶더라고요.

나만 다른 세상에서 온 가위가 된 것 같았죠.


그래서 내 소원은 하나밖에 없었어요.

"제발 내 손잡이를 다시 붙여주세요!"

손잡이를 다시 붙일 수만 있다면

종이들을 마음껏 자를 수 있을 테니

가위로서 나는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신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긴 시간이 흘러간 어느 날이었어요.

손가락이 드디어 나의 손잡이를

접착제로 붙여주겠다면서 다가왔어요.

손잡이가 작은 조각과 큰 조각으로

나누어 부서진 만큼, 큰 조각을 먼저 붙이고

작은 조각을 붙이겠다고 하더군요.


손가락은 쇠와 플라스틱에 접착제를

조심조심 꼼꼼하게 발라서 잘 끼워 넣었어요.

이제 접착제가 잘 마를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네요.

아, 제발 잘 붙어라!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어요.

손가릭이 내 분홍 손잡이를 당겨보았는데

제법 단단하게 잘 붙었네요.

이제 튕겨져 나갔었던 작은 조각만 붙이면

나는 완벽한 가위가 될 거라고 흥분했는데

어... 어... 이게 어찌 된 일이죠?


비상! 비상사태예요.

작은 조각이 보이질 않아요.

이럴까 봐 조각들 모두 같이 모아서

잘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던 건데

게으른 손가락이 또 방심을 해서

언제 없어졌는지도 모르고 조각이 사라졌어요.


도대체 손가락은 나한테 왜 그럴까요?

손가락에 대한 원망이 한번 생기니까

자꾸만 원망할 일이 생겨서 너무 놀랐어요.

이러다 습관처럼 원망만 하게 될까 봐

철렁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손가락이 너무하다는 마음은

가라앉질 않았죠.


이미 없어진 작은 조각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아무래도 손가락이 청소기를 돌릴 때

빨려 들어간 것이 아닐까라고 짐작만 하고 있어요.


조각이 없어진 부분 때문에

완벽한 완성이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는 너무나 오랜만에

가위 모양으로 돌아오긴 했어요.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이에요.

마음이 콩콩거린다고 해야 하나.

마음이 울렁울렁거린다고 해야 하나.

하루 종일 쉽게 가라앉지 않더라고요.



처음엔 다시 손잡이가 붙었다는 게

너무 좋았는데, 그것도 잠시

전과 달라진 내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또 다른 어두움이 생기더라고요.


조각이 떨어져 나간 빈자리나

깨져서 금이 가버린 부분을 붙였지만

처음처럼 완벽하게 붙진 않았거든요.

완벽하게 메꾸지 못한 상처들은

내가 망가졌던 가위라는 것을

선명하게 확인시켜 주는 흔적이 되었어요.


제발 손잡이를 다시 붙여만 주면

나는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손잡이가 붙고 나니까

이제는 깨진 상처들만 너무 크게 보이고

그것만 신경 쓰였어요.


생각했던 만큼 기쁘지가 않은 거예요.

흉터가 가득한 못생긴 가위가 된 기분이었거든요.


다시 우울이 찾아왔죠.

우울한 모습을 보던 파랑이가 물었어요.


"분홍아, 네가 했던 말들 다 잊었니?"


"응?"


"분홍이 네가 그랬었잖아.

손잡이만 고쳐주면...

신나고 행복한 가위가 될 수 있을 거라며?

그런데 너는 왜 손잡이가 다시 생겼는데도

여전히 우울하고 아직도 슬퍼하고 있는 거니?"


"그건... 슬플 수밖에 없잖아.

그때는 멀쩡하게 잘 고쳐질 거라

기대하고 믿었는데 결과를 보니 아니잖아.

나는 너처럼 단단하고 매끄러운 모양의

손잡이를 가진 가위가 아니니까!

겨우 붙여놓긴 했지만 깨지고 금 간 상처들을 봐.

이렇게 부실한 손잡이로 가위질을 하다가

다시 뻑 소리 나며 망가지면 어떡해?"


"분홍아! 너는 여전히 분홍 손잡이 가위야.

너는 지금 더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 같아.

예전의 너는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긍정적인 아이였는데, 지금은 불평불만만

찾아내는 투덜이 같다고!

네가 얼마나 가위질을 좋아했는지

기억을 떠올려봐.

손잡이를 고쳐서 종이를 자를 수 있게 되는 거

그것이 네가 원하는 거였어.

이제 가위로서의 너의 모습을 되찾았는데

종이도 자를 수 있게 됐는데 뭐가 문제지?"


파랑이의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났어요.

"종이를 자를 수 있는 가위로서의 나의 모습?"



파랑이는 잠시 기다려보라면서

손가락에게 속닥속닥 무엇인가를 부탁했어요.

미운 손가락을 안 보고 싶었는데,

파랑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죠?


손가락은 하얀 종이를 한 장 가져오더니

나를 그 위에 내려놓았어요.

그러더니 찰칵찰칵 사진을 찍더군요.

아주 특별한 촬영이라고 했어요.


손가락은 내게 사진을 보여주었어요.

파랑이의 말처럼 사진 속의 나는

분홍 손잡이가 붙어 있는 가위였어요.

손가락이 나를 쫙 벌려서 찍어준 사진에선

그림자마저도 내가 여전히 가위가 맞음을

완벽하게 잘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사진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요.

나의 메꾸지 못한 깨져버린 상처는,

이쪽 방향에서 보면 상처가 잘 보이고

크게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방향에서 보면 그런 상처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아예 보이지도 않았어요.


결국 어느 방향의 어떤 모습을

더 신경 쓰고 살 것인지는

내가 정하면 될 것 같아요.


"파랑아! 있잖아..."


"응?"


"파랑아... 너무 고마워! 많이 많이..."


"아 뭐야, 분홍! 갑자기 부끄럽잖아... 하하하"


그리고 나는 정말 오랜만에

나의 파트너였던 손가락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답니다.


"손가락도 오늘 수고했다. 고마워."




그날 이후로 나는,

감사한 것들이 많아졌어요.


손가락은 자신으로 인해

내가 힘들었던 순간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해왔어요.

손가락, 사과해 줘서 고맙습니다.


나는 다시 자르기 현장으로 돌아왔어요.

요즘엔 파랑이와 일을 나누어하니까

전보다 한결 편해졌어요.

파랑이가 다쳤던 나를 배려해 줘서

나는 주로 얇은 종이인 색종이를 담당하고,

파랑이는 주로 두꺼운 종이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나에게 정말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에

매일매일 감사하고 있답니다.


시각사각... 사각사각...

너무나 그리웠던 소리입니다.

나는 종이 자르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분홍 손잡이 가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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