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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중철학자 Nov 18. 2024

무슨 일을 하든지

한 노예가 있었다. 그 노예는 주인의 식탐으로 인해 나온 배와, 배우지 않음으로써 덕망 없음을 경멸했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집에서 더욱 좋은 처우를 받아야 할, 나아가 그 주인 이상으로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본인이 판단해 보고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하고,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가 실제로 주인이 되었을 때, 그는 노예들의 능력을 인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보다 못난 노예들을 하대하며 마음대로 부렸다. 그 노예들도 주인이 노예였을 시절과 동일한 생각들을 품고 주인을 대하게 되었다.



업무의 개선점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드러난다. 그것이 비굴하다 하여 따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배운자'로서 나의 마인드였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일을 지시하는 경영진마저 무시했다는 점이다. 그들을 따르면 나도 동일한 사람이 될까 봐 철저하게 선을 긋고 생활했다. 그 결과 작은 일들에 소홀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나의 오만함이 나의 성과 수준과 사내 평판을 결정하게 되었다. 내가 판단하는 것, 내가 태도 하는 것(!)이 나의 환경과 주변 사람의 수준을 결정하는 줄도 모르고.



마음껏 오만했고, 마음껏 실수했다. 이만큼 했으니 이제 정말로 주인을 섬기며 따르는 일에 대해 나의 기준을 세워야 할 차례다. 작은 일에 성실한 만큼 보상은 뒤따른다. 작은 일에 성실한 만큼 더욱 빠르게 큰 일까지 깨우치게 된다. 작은 일에 집중하는 것은 의외로, 업무를 통틀어 사회를 배우는 좋은 수단이 된다. 불합리한 규율들을 섭렵하게 되면서, 대안점을 찾아 자신만의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는데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겸허한 태도로, 주인을 섬기듯 일하는 것이 현실을 승리하는 지름길이 될 줄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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